"두말할 나위 없이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덕분에 이 곡을 한국에서도 연주하게 됐잖아요." 좋아하는 첼로 곡을 묻는 말에 독일의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Daniel Mueller-Schott·36)는 이 같은 답을 내놨다. 그는 "엘가는 다른 작곡가들이 낭만파에서 멀어진 작품을 쓸 때 여전히 로맨틱한 작품을 썼다. 특히 그의 첼로 협주곡은 아름다운 방식으로 자신의 삶에 안녕을 고한 작품으로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랑했고 연주했다"며 이 곡과 맺은 인연을 들려줬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그와 지난 12일 전화로 만났다. 그는 23일 오후 8시 프랑스 출신의 미셸 플라송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그의 첫 내한 콘서트다. 뮐러 쇼트는 15살이 되던 1992년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당시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독일의 바이올린 여제 안네 조피 무터가 후원자로 나섰다. 2006년 그는 무터의 전 남편인 작곡가 겸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과 엘가 협주곡을 연주한 앨범(Orfeo)을 발표했다. 월튼 협주곡도 함께 수록된 이 음반은 독일음반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연주는 오슬로 필하모닉이 했다. "프레빈은 제가 엘가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와 음반 작업할 당시 그는 첼로 협주곡을 쓸 생각이라고 했는데, 저를 위해 쓸지는 몰랐죠.(웃음) 엘가 협주곡 등 프레빈과 많이 연주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우정 덕분에 곡을 준 것 같아요." 그는 프레빈이 쓴 "현대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첼로 협주곡을 작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초연해 좋은 리뷰를 얻었다. 그는 고전과 낭만파 음악뿐 아니라 프레빈 등 현대 작곡가의 작품도 자주 연주한다. "현대 작곡가들은 복잡하고 다소 어려운 우리 시대를 음악을 통해 반영하고 있다. 연주자로서 이를 연주하는 일은 매우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첼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처럼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우리 시대의 작품을 더 연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어린 아이들의 음악 교육에도 열심이다. 전 세계를 돌며 한 해 100회 이상 콘서트 무대에 서는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랩소디 인 스쿨(Rapsody in School)`을 진행하고 있다. `랩소디 인 스쿨`은 직접 학교를 찾아가 어린 학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음악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독일에서 음악은 안타깝게도 비주류 과목이어서 많은 학생이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지 못하죠. 그래서 직접 학교로 찾아가 왜 우리가 음악을 사랑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은 음악에 대한 감동을 편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저희에게 전달해주는데 정말 사랑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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