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라면가게`라. 상당히 노골적이고 유치한 제목이다. 그런데 그다음에 등장한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한 술 더 떠 과격한 데다 건방지기까지 하다. 이렇듯 특이한 이름을 가진 두 드라마가 케이블채널(tvN)에서 만만치않은 화제를 일으켰고 현재 일으키고 있다. `꽃미남`에 대한 찬사와 경배를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솔직하게 드러낸 이 두 작품은 방송가에 `꽃미남` 시장을 확대·개척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장동건, 송승헌, 원빈 등 기존의 전형적인 조각 같은 꽃미남에서 벗어나 조금은 옆으로 새는 듯하면서, 동시에 외모에만 기대지 않는 폼나는 젊음의 모습을 발굴해 부각시킨 것이다. 이들 작품은 박성혜(42) 오보이프로젝트 대표 손에서 탄생했다. "한마디로 `잘난 젊음`을 그리고 싶었어요. 보면 너무 잘나서 부러운 애들 있죠. 외모만 잘생겨서는 안 돼요. 자신감 넘치고 자기 주관과 철학이 뚜렷하고 열정이 넘치는, 또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책임질 줄 아는 그런 젊은 남자들 말이죠. 그래서 성별과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저희는 25세 이하 남자의 이야기만 해요.(웃음)" 이렇게 말하며 깔깔 웃는 박 대표는 4년 전까지만 해도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의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국내 대표적인 여걸 매니저였다. 배우 김혜수·전도연과 십수 년을 동고동락했고 황정민·지진희·임수정·정겨운·정경호 등을 발굴해 키워낸 그는 2008년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가 1년여 휴식 끝에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오보이프로젝트라는 기획사 겸 제작사를 설립하고 꽃미남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성균관 스캔들` `드림하이` 같은 작품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서 꽃미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었음에도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렇다면 내가 한번 해보자 싶었고, 장르적으로 성격이 분명하면서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채널에서 먹힐 수 있는 조금은 마이너하면서도 더 색깔이 뚜렷한 그런 드라마를 만들게 됐습니다." 정일우, 이청아 주연의 `꽃미남 라면가게`는 평균 시청률이 3%에 육박하며 동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1위를 유지했고, `닥치고 꽃미남 밴드`도 6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꽃미남 라면가게`는 입에 딱 떨어지는 제목의 덕을 크게 봤어요. 주변에서는 그게 성공하니까 후속작은 더 말랑말랑할 거라 예상했는데 전 오히려 폭력적이고 반항적인 느낌이 드는 `닥치고 꽃미남 밴드`를 내놓았죠. 전작과 완전히 성격이 다른 데다 기본적으로 록밴드 이야기는 굉장히 마니아적인 소재라 처음부터 시청률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내가 해보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펼쳐보자 싶었죠." 박 대표는 이에 앞서 이들 드라마에 출연할 신인을 뽑는 tvN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 `오!보이`도 제작했다. "사실 우리가 그리는 잘난 젊음은 `꽃미남`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해요. 아직 그것을 대체할 마땅한 용어를 찾지 못했는데 일단은 우리 제작사 이름이기도 한 `오!보이`를 그 대체 이름으로 쓰고 있어요. 앞으로 관련 콘텐츠를 계속 많이 만들어내다 보면 `오보이스럽다`는 말이 그 자체로 통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SM엔터테인먼트가 그 자체로 회사의 성격과 소속 스타들의 성격을 드러내듯 말이죠. 앞으로 `오보이`를 브랜드로한 신인배우를 많이 발굴하려고 합니다." `꽃미남 라면가게`와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이미 일본에 높은 가격으로 수출됐다. "드라마와 연계해 관련 책과 만화도 출시했어요. `보이 콘텐츠`의 모든 것을 다루려고 합니다."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다시는 매니저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에서 돌아와서는 인디밴드 관련 일을 해보겠다고 도전했던 박 대표는 그러나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돌아왔다. "일이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웃음) 3년 놀아보니 노는 것도 지겨워요. 놀 것도 없고요. 이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가 매니저하면서 헛살지는 않았구나 느꼈습니다. 16년간 쌓았던 네트워크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았어요. 내가 바친 16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느꼈고 많은 분께 감사했습니다." 단적으로 김혜수, 공효진, 김C 등이 이번 두 작품에 흔쾌히 카메오 출연을 해주는 등 돌아온 박 대표는 주변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서 다시 연예 비즈니스에 안착하게 됐다. "`오 보이`가 자리를 잡고 나면 그 산하 브랜드로 `오 걸`이나 `오 베이비` `오 맨`도 해볼까 싶은데 아무래도 그중에서는 `오 맨`을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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