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9개월째 연 3.25%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8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2011년 7월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이달 동결은 금리 인상ㆍ인하 요인이 팽팽히 맞선 대내외 여건을 당분간 지켜본다는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 변동 요인을 보면 물가불안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이 인상 요인으로, 치솟는 국제유가와 국내경기의 불확실성은 인하 요인이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고 전월보다는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14개월만에 최저지만 작년 물가가 지나치게 높았던데 따른 `기저효과`였다. 그러나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세 둔화치고는 여전히 높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2월말 유럽 역내 은행들에 3년만기 장기대출(LTRO)을 통해 5천295억3천만유로를 공급하기로 했다. 글로벌 유동성 과잉이 지속하면 결국 물가상승 요인이 된다. 이를 고려해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바이유 가격이 작년 12월 평균 105.51달러에서 한 달 뒤 109.52달러, 2월 116.18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압박하지만, 경기저하 요인이다. 경제성장률 둔화를 우려해야 한다. 또 통계청의 `2012년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2.0% 줄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6월(-0.6%) 이후 31개월 만에 첫 감소다. 올해 상반기 국내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다.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물가 우려가 많이 줄었지만 유가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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