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양력 3월5일)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릴 만큼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또 새싹이 돋아나고, 겨울잠을 자던 벌레나 개구리들이 땅속에서 나온다고 여겼다.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로, 움츠렸던 겨울을 지나 생명과 성장, 활동의 계절이 시작되는 만큼, 경칩에는 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풍습을 행했다. 몸이 건강해지길 바라며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기도 했고,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는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마시기도 했다. 얼마 안 있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과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이의 단체생활을 앞두고 엄마의 마음은 다시 분주해진다. 생명이 움트고 성장을 시작하는 자연 이치에 따라 우리 아이들도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새 출발할 수 있는 밑거름을 다져보자. ▲단체생활, 새 학기 증후군에 시달리는 아이들 특히 첫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유아들은 면역력도 약하고 스트레스도 많아 각종 질환에 감염되어 잔병치레에 시달릴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아이의 몸과 마음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계절적인 영향도 만만치 않다. 봄 환절기에는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한 데다 황사나 꽃가루 등의 알레르겐이 방어 기능이 약한 아이들의 피부와 호흡기를 공격한다. 아토피, 비염, 천식, 결막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부터, 잦은 감기, 장염, 수족구 등과 같은 각종 감염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오장육부의 기능이 허약하면 생명이 움트는 계절에 오히려 아이는 성장의 기운을 따르지 못하고 봄을 타기도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구나 방학 끝이라 늦잠 자기 일쑤이고, 늘 감기나 비염을 달고 살고, 소아 비만이나 성장부진, 식욕부진 등에 시달린다면 아이의 성장과 학습을 위해 얼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봄철 보약으로 아이 면역력부터 다져라 당장 아이가 병을 앓고 있지 않아도 단체생활에 대비해 면역력을 다져두고 싶다면 보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일산점 권선근 원장은 “입학, 단체생활, 새 학기 등이 시작되는 무렵이라 아이들은 달라진 일상과 주변 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봄이 되면 나무에 따뜻한 기운, 물과 영양분이 필요하듯이, 우리 아이들의 몸 또한 오장육부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기와 혈의 소모가 많아진다. 봄철 보약을 챙기는 것은 그에 따른 충분한 보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한방에서는 봄철에 기운이 허해지는 것을 넓은 의미의 춘곤증(春困症)으로 본다. 춘곤증이 생기면 아이들이 밥맛을 잃고, 안 자던 낮잠을 자거나 부쩍 피곤해하고, 식은땀이나 코피를 흘리는 일이 생긴다. ▲잔병치레 하는 아이, 치료와 보양을 함께 그런데 늘 잔병치레에 시달리는 아이라면 보약보다 치료를 하는 게 우선 아닐까? 많은 엄마들이 보약은 아플 때 먹이면 효과가 없다거나, 보약이 예방만 한다고 오해한다. 보약은 아이의 현재 건강 상태에 가장 잘 맞는 처방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아이가 잦은 감기, 아토피, 소아비염,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 병치레가 잦고 기력이 허하다면 치료를 감안한 처방이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즉 질병의 원인이 되는 허약한 오장육부의 균형을 잡아주면서 기력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라는 두 가지 목적을 기대할 수 있다. 소화 흡수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할 때에는 치료를 먼저 한 후에 보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보약과 더불어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먹이고 칼로리만 높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과자, 음료수 등은 줄여야 한다. 또 학년 초부터 과도한 학습에 노출되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더 쌓여 아이는 봄 성장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 우선은 아이 건강을 먼저 살피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유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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