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세인 이모씨는 최근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동창회나 결혼식 등 각종 모임은 많은데 외출하려고 준비할 때나 집 앞 공원에 운동하러 갈 때도 혹시나 소변이 샐까 봐 늘 휴대용 패드를 소지하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 때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아이 셋 낳았으니 당연한 거야’, ‘산부인과에 가는 게 너무 창피해’와 같은 생각에 차일피일 시간만 미루고 있다.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환자에게 수치심을 일으키는 요실금 때문에 성인 여성 3명 중 1명 이상이 심각하게 고민에 빠져있다. 요실금은 노인성 질환이 아니므로 곧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방치해서는 안된다.
◇ 성인 여성 30~40%에게 나타나는 질환
요실금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요도 밖으로 새어 나오는 증상으로 소변을 참지 못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도중 실수를 하거나 기침할 때나 운동할 때 본인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요실금은 성인 여성 30-40% 이상에게서 나타날 정도의 흔한질환으로 다른 질환에 비해 건강에는 큰 위협을 주지 않지만 환자에게 수치심을 유발해서 정신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폐경이 진행되는 중년 여성 가운데 30%가 요실금을 경험한다.
또한 요즘은 요실금이 노인성 질환이 아니다. 출산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점차 요실금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요실금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 가운데 괴로움과 심리적인 스트레스,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져 요실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 요실금 빨리 치료하면 치료도 쉬워
요실금은 원인이나 증상에 따라서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복합성 요실금, 일과성 요실금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를 지지하는 근막이나 요도 괄약근이 약해져 생기는 요실금으로 요실금 중 40~50% 해당하는 가장 흔한 요실금이다.
특히 출산이나 임신, 비만과 관계가 많으며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 달리기 등을 할 때 복압이 상승하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요실금을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소변이 새어 나오거나 소변을 참기 힘든 경우 등 방광 근육의 불안정성 때문에 생기는 요실금이다.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혼합된 형태의 복합성 요실금은 복압이상승함으로 인해서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고 점차 방광 근육이 불안정해져서 절박성 요실금으로 악화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요실금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소변이 새는 경우 ▲자신도 모르게 속옷이 젖어 있을 때가 있는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 운동, 수면 중 소변이 새는 경우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을 수없을 정도로 심하게 마려운 경우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등 자세를 바꿀 때 소변이 새는 경우다.
요실금은 환자의 과거 및 현 병력, 주증상 등과 함께 기본적인 골반 진찰 및 요역동학적 검사를 시행해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을 주관적,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요실금이 확진되면 요실금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대개 생활 습관 교정, 내과적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한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배상욱 교수는 “여성들은 대부분 자신의 몸 상태에 정확한 관심을 갖지 않고 요실금을 노화 현상으로만 생각해 시기를 놓쳐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보다 빨리 진단을 받게 되면 쉽게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배 교수는 “요실금이 의심된다면 혼자서 애만 태울 게 아니라 전문의를 만나 구체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실금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으로는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체조 ▲적정한 체중 유지 ▲금연 ▲커피, 녹차, 탄산음료 등 섭취 금지 ▲출산 후 골반 근육 운동 시작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것 피하기 ▲무거운 물건(10kg 이상)을 자주 드는 것 피하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