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사회 환경 변화와 경제적 압박, 기술의 발달이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미래 주목받는 5가지 산업으로 난임과 돌봄, 장례, 반려동물 등이 떠오르고 있다. 늦은 결혼과 환경오염 등이 난임을 초래하고 맞벌이 부부 증가와 노인 인구 증가로 돌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망자 증가에 따른 새로운 장례 문화 형성과 자녀 대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가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모든 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며, 의료기술의 발전과 신약 개발, 정밀의료, 유전자 치료 등의 혁신적인 의학 발전이 뒷받침될 때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의학과 과학의 융합은 현대 의료 발전의 핵심 동력이다. 혁신적인 의학 발전은 공학과 기초과학의 성과가 접목될 때 더욱 꽃피울 수 있다. 이에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까지 갖춘 의사과학자(MD-PhD) 양성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의과대학 중심의 교육과정은 임상 진료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되어 있고, 기초 의학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이러한 가운데 포항시가 적극 추진 중인 포스텍(POSTECH)의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 신설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포스텍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및 공학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오·의과학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포스텍의 공학적 접근 방식과 최첨단 연구 환경은 창의적인 의사과학자를 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포스텍도 지난 2022년 디지털 과학기술과 바이오·의료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 육성을 목표로 의학전문대학원(정원 50명)의 복합학위과정(MD-PhD) 8년을 운영하고, 900병상 규모의 대학 부속병원을 민자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그러나 문제는 자금이다. 당시에도 의대와 부속병원 건설 사업비로 6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K-바이오 산업이 10년 뒤 K-반도체를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생명공학이 의료·화학·농업과 융합해 탄생한 3대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10년 뒤 시장 규모가 4배 이상 성장해 한국 반도체 산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2034년 반도체산업 규모는 240조원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60조원이었던 국내 바이오산업은 10년 후 급성장해 240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기술 및 자금 부족으로 글로벌기업의 만료된 특허를 바탕으로 복제약 생산 또는 위탁개발생산 수준에 머물고 있다. 10년 뒤 의사 인력 "부족과 과잉"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2025년 의대 신입생들’의 학사 일정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대학과 의대교수들이 직접 나서 의대생들의 강의실 복귀를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선진 각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첨단 의약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의약품인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생명공학 발전을 뒷전에 두고, 단지 병원 진료에만 집중한다면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발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인간 수명 증가에 따라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의사과학자 양성은 ‘시대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의료계도 단순히 의대 정원 동결 및 축소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예측의학, 맞춤형 신약 개발, 재생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융합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의사과학자 양성에 협조해야 한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임상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지만, 의과학 연구 및 개발에서는 한참이나 뒤처져 있다.    정부는 의과학자 양성의 모든 인프라를 모두 갖춘 포스텍에 ‘연구중심 의대 신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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