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한미의 연합훈련 도중 공군 전투기의 폭탄이 대량으로 민가에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 기계 오류와 조종사 혹은 지휘체계상의 과실 가능성이 모두 제기된다. 공군은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를 하고 피해배상 등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6일 공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다. 총 1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포터 트럭에 탑승했던 민간인 3명 중 2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부상자 중엔 군인 및 군종신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심정지 및 의식 불명 환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고는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 연습을 앞두고 한미 공군과 지상군이 합동 통합 화력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 발생했다. 공군은 훈련에 참가 중이던 KF-16 전투기 5대 중 2대에서 Mk-82(마크 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됐다고 설명했다. 각 전투기엔 4발의 폭탄이 장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Mk-82는 미국의 Mk-80 계열의 무유도 범용폭탄으로 공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지상 폭격용 폭탄 중 하나다. 최대 살상 반경이 가로 약 100m, 세로 60~70m인 축구장 1개의 크기와 비슷하다.이번 사고 지점은 훈련 장소인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등 인근 주요 훈련장으로부터 9~1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군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조종사의 실수 및 타깃 설정 오류 △시스템 이상 △기계 결함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일단 전투기 2대가 모두 한 지점에 폭탄을 떨어뜨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타깃을 애초에 잘못 설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훈련장 위치가 구글어스 등 민간의 위성사진으로도 육안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명확하다는 것, 조종사들이 실무장 훈련 전에 더미탄(화약이 들어있지 않지만 실제 탄과 똑같이 생긴 가짜 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여러 번 시행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조종사의 착오일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상당수 전문가가 무장 시스템 자체가 전기적 오류를 일으키거나 기계에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조종사가 버튼을 누르고 실제 탄 투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내부 시스템이 먼지 등으로 인해 전기적 오류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스템 오류가 이번 사고의 원인일 경우, 블랙박스 등에 조종사가 버튼을 누르는 과정부터 실제 탄이 떨어지기까지 상황이 기록돼 사고 원인 규명은 비교적 명확할 것으로 예측된다.공군은 사고 발생 즉시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라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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