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울릉도 명이의 `집 나간 이름찾기`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울릉군은 최근 `2025년 제1회 명이 이름 찾기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된 이 자리에는 남한권 군수, 홍성근 군의원, 최하규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참석했다.   관계 전문가들은 창원대 최혁재 교수,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김윤배 대장, 김태원 숲해설사 등이 참여했다.   군은 지역 고급 산채인 울릉산마늘(명이)과 육지 산마늘의 차별성 확립을 목적으로 생물학 및 기록연구분야 등 전반에 걸친 전문가 조언을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명이 이름 찾기 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남한권 군수는 "울릉도 개척기인 봄철에 양식이 떨어진 주민들이 2월 눈 속에 솟아오르는 이름도 모르는 풀을 먹고 목숨을 잇게 해서 ‘명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육지의 모든 산마늘들이 명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산,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육지 산마늘의 명이 표기를 막고, 울릉도 산마늘만 ‘명이’라는 고유한 이름을 붙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회의에 참석한 창원대 최혁재 교수는 "산마늘 연구를 위해 지난 2019년 한국한의학연구원 양성규 박사, 국립수목원 양종철 박사, 러시아의 니콜라이 프리센 박사와 함께 공동연구팀을 꾸렸었다"며 "전세계 약 10여 종의 자생 산마늘과 다르게 명이로 불리는 울릉산마늘은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으로 학계에 신종으로 보고했었다"고 했다.   최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울릉도 산마늘은 약 157만 년 전부터 울릉도에서 자생하기 시작해 한반도 내륙의 산마늘보다 훨씬 오래됐다.  특히 산마늘의 원종은 한반도 내륙에서 사라졌지만, 울릉도에서는 아직까지 보전되고 있어 식물의 생태지리학에서 매우 가치 있는 식물이라고 것이다.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김윤배 대장은 "울릉도에서는 명이밥, 명이범벅 등 타 지역과 차별되는 명이 재료의 음식문화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특히 1900년에 대한제국 내부관리 우용정이 울릉도를 시찰하고 저술한 `울도기`에서 흉년에 굶주림을 면할 수 있는 식물로 명이가 기록됐다"고 소개했다. 섬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고 있다. 국, 부침개, 김치, 물김치, 간장짠지, 김치짠지, 생채와 데친 쌈, 염장과 젓갈, 고추장, 된장 무침 등 부지기수다. 마지막 발표자인 울릉도·독도 식물도감의 저자인 김태원 숲해설사는 "최근 신종으로 밝혀진 울릉산마늘을 비롯해 울릉도·독도에 서식하는 40여 종의 특산식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이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명이 어원에 대한 후속 연구와 민관합동의 명이 생태 서식 연구, 명이 분포도 제작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명이와 산마늘을 동일하게 소개하고 있는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표기 정정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울릉산마늘을 `명이`로 요청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육지에서 산마늘 재배는 지난 1990년대부터 울릉도 산마늘 뿌리가 몰래 배에 실려 팔려 나가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은 관계기관들의 단속 등으로 반출이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실상은 경비, 시간, 위험부담, 법적 책임을 동반한 비밀작전 같은 울릉도 명이 반출보다는 육지에서의 엄청난 규모들의 산마늘 재배농가들에게 종근이나 씨앗을 싸게 구입해서 재배하면 되기 때문이다.   울릉도 명이는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전 세계의 어느 산마늘 보다 향취, 매운맛, 질감 등 맛도 훨씬 뛰어나다. 1990년대 초 울릉도 찾아와 매년 명이를 전량 구입하겠다던 한 일본인 사업가는 "울릉도 산마늘이 세계 최고의 맛과 품질"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도 울릉도 자연산과 육지 재배산은 그 품질, 맛에서 현저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음식전문가들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남 군수는 "타 지역과 차별되는 울릉도만의 명이 음식들이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선정돼 고유성,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며 "민관이 적극 협력해 육지에서 산마늘을 명이로 부르는 오류를 바로 잡고 울릉도의 고유한 명이 문화와 자산을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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