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두 광역단체장의 탄핵 정국 속 반응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이들 TK지역 단체장의 발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들이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이들을 통해 보수 성향 국민의 반응을 직접 들을 수 있고, 보수층 민심까지 전반적으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 친윤으로 불릴 정도로 명확한 정치 노선을 보여왔다. 탄핵 정국 속 대통령의 정치 생명이 경각에 달한 지금, 이들의 행보는 마지막까지 남아 대통령을 지켜낼 수호세력으로 일반 국민에 비춰지기에 이들이 취할 태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이 가진 지역의 영향력으로 인해 지역 여론도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6월 대구·경북을 찾았을 때다. 두 단체장은 일정을 핑계로 한동훈 당대표 예비후보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노골적인 회피에 많은 지역민은 환호하며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이들로 인해서인지 당시 상당수 국회의원들도 한 전 대표와의 만남을 갖지 않았다. 게다가 TK지역은 지금까지도 한 전 대표에 대한 냉담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정치적 안목과 배포 없이는 결단코 행할 수 없는 조치다.
현재 두 단체장 모두 대선 후보급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 앞으로도 국내 정세 전반에 미칠 영향력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19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부당하지만, 탄핵이 될 가능성이 적잖다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 홍 시장은 헌법소추안에 내란죄를 철회했으면 결국 남는 것은 직권남용죄 정도라 탄핵이 이뤄질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비상대권이기에 불법 또는 적법의 문제가 아니라, 적절과 부적절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헌재도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홍 시장은 헌재의 탄핵 심판 절차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국민 절반이 헌재가 불공정하다고 본다. 이번에 탄핵 대선을 하면 아마도 `내전`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이는 곧 탄핵 사유와 절차는 적법·적절하지도 않지만, 헌재 및 사회 전반적 분위기를 살펴볼 때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조기 대선이 이뤄질 시 확실히 출마할 것이냐’란 거듭된 질문에는 “대선은 당연히 출마한다. 30년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지를 생각하고 정치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홍 시장은 검사직을 사직 후 국회의원(경남·대구), 원내대표, 당대표, 대선후보, 경남지사, 대구시장 등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한 만큼 국정 또한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힘 대표에 대해선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함께 청산될 인물로 한 대표는 거론조차 할 가치가 없는 인물로 판단했다. 홍 시장과 함께 비상계엄의 문제점에 동조하며 ‘개헌만이 정답’이라 외쳐온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8일 기독교 단체(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동대구역 광장 집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연설 대신 애국가 1절을 불렀다. 이 지사는 19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 "조기 대선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온몸을 던져야 한다"며 국민의힘 내 조기 대선 준비 세력들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그는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과했는지 아닌지는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이나 중도 확장을 운운하면서 눈치 볼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 지사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우파 정치인들은 절차적 하자, 폭력적 행태마저 보이는 탄핵 심판으로부터 대통령을 지키는 것에 총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현 국정 상황은 국권을 잃었던 시절 나타나는 전조현상이며, 1987년 이후 진행돼 온 연성 사상전이 현재 반국가 세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국가 세력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조기 대선을 통해 국가 권력을 획득, 입법부·사법부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를 장악하려는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선거 관련해서는 절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탄핵 정국 속 현명한 정치 지도자라면 조기 대선을 전제로 이뤄진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대선 출마를 언급조차 않은 김문수 노동부장관이 여권 1위 후보로 나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국민은 지난 대선을 1년여를 앞둔 시점에 직무 수행 중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최고의 지지를 보냈다. 현재 보수층 유권자들은 국민이 불러내 세운 대통령이 허무하게 탄핵의 재물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권의 폭압에 굴하지 않았던 것처럼 야당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을 척결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위기의 대한민국, TK 두 지도자들의 행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지도자들은 자신이 아니라 나라 위한 선택이 필요할 시점임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