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존엄한 죽음은 고통 없이 친근한 장소에서 가족과 함께 맞이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기요양 노인들이 임종을 경험하고 싶은 장소로는 집이 가장 많았으나 실제 사망은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한국노년학회와 `장기요양 노인의 생애말기 서비스 이용 실태와 과제`를 주제로 이러한 내용의 연합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공단은 `2023년 장기요양 사망자의 사망 전 1년간 급여이용 실태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공단 연구진은 급여이용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인식, 생애말기 선호 장소 등을 연구했다. 그 결과, 노인의 85.8%는 좋은 죽음을 `스스로 정리한 임종`으로 꼽았다. 고통 없는 임종(85.4%), 가족에게 부담 없는 임종(84.7%) 등이 뒤를 이었다.생애말기 희망 거주장소는 자택(78.2%), 병의원(29.3%), 노인의료복지시설(10.6%) 순이었고 희망 임종 장소는 돌봄수급노인의 경우 자택(67.5%), 병의원(43.4%), 노인의료복지시설(43.4%) 등 인생의 마지막은 집에서 보내기를 원했다.하지만 돌봄을 담당하는 가족은 병의원(59.6%), 자택(51.5%), 노인의료복지시설(21.9%) 순으로 드러나는 등 돌봄을 받는 노인과 돌봐야 하는 노인을 둔 가족 간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다만 사망장소는 의료기관(72.9%), 자택(14.7%), 시설(12.4%) 순이었다. 노인들의 희망과 달리 현실적으로는 요양병원(36%), 종합병원(22.4%), 상급종합병원(13.7%) 등에서 임종을 맞는 비율이 크게 높았다.사망자의 15.1%는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망자의 94.2%가 사망 전 1개월간 이용한 평균 440만원의 건강보험 급여를 사용했다. 입원에는 평균 520만원, 외래에는 평균 29만원의 급여가 쓰였다.사망자의 13.1%가 더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중 56.5%가 사망 전 1개월 내 작성했다. 특히 암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계획·이행 비율이 비암환자보다 높았다.이에 대해 공단 연구진은 "장기요양 인정자와 가족의 연명의료결정 관련 의견이 존중되고, 품위 있는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 개선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