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님을 알게 됐다. 정식 발령받은 20년차 교사에게 8살 어린 초등학생이 살해를 당했다.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 하늘이에게 “학교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선생님이 아버지를 속인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0일 오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40대 여교사 A씨의 김하늘 양 살해 사건은 교사들의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A씨는 이미 200일 넘게 병가와 휴직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9일에도 6개월간의 질병 휴직을 냈다가 12월 30일 돌연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해 복직, 근무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올해 단 1명의 신입생을 받지 못한 전국의 초등학교가 180곳이 넘을 정도로 어린이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주택가 부근의 유치원과 어린이집들도 영유아가 없어 폐원이 줄을 잇고 있다.   결혼과 출산이 애국으로 여겨질 정도로 생명이 소중한 이 시대, 예쁜 꿈을 키워갈 8살 어린이의 죽음은 어른 세대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김하늘 양의 아버지 김 씨는 “6살 동생도 곧 언니가 다니던 학교에 갈 예정인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들을 잘 돌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하늘이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늘이 법’을 제정해 달라”며,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현재 신임교사 임용 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정신건강 검진’과 전체 재직 중인 교사 대상 ‘정신건강 검진’ 기회를 제공, 자라나는 학생들의 피해를 사전 예방토록 해야 할 것이다. 자아가 미성숙한 어린이들은 교사의 언행을 통해 인성까지 영향을 받기에 교사들에 대한 정신 건강 검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늘이의 아픔이 이 나라 교육의 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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