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대한의사협회(의협)에 의대생 임원이 합류한 가운데, 2026학년도 정원 논의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어 의대생 복귀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의협 집행부에 의대생이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정원 논의가 마무리되고 의대생이 수업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10일 이후 이번 주 중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국 40개 의대 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강기범 비상대책위원장을 최근 43대 집행부 정책 이사로 임명했다.의협은 현 의정 갈등의 당사자가 의대생들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합류 배경을 밝혔다.강 이사는 뉴스1에 "의협과 의대협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의학교육 체계, 국가고시, 인턴제 등 의대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협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우 위원장과 40개 의대 학생회장들과 긴밀히 협력해 원활한 업무 수행에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대생들이 직접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테이블에 합류하면서 향후 2026학년도 정원 논의도 이전보다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교육부는 2월 중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의대생들이 복귀해 3월부터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이에 의전원을 포함해 전국 의대 40곳 중 32곳(80%)이 3월로 개강을 미뤄둔 상황이다.고민정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의대 재학생 기준 복학 및 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개강을 미룬 대학은 가천대·가톨릭관동대·가톨릭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고려대·고신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동아대·부산대·성균관대·순천향대·아주대·연세대(분교)·울산대·원광대·을지대·이화여대·인하대·제주대·조선대·전남대·전북대·중앙대·충남대·충북대·한림대·한양대 등이다.실습 위주의 의대 수업의 경우 통상 1~2월에 개강하지만,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발발 이후 집단 휴학계를 내고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있는 의대생들을 최대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학교는 개강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일각에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0명`으로 되지 않는 이상 의대생 복귀에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본과생 A씨는 "2026 증원 0명이 이뤄져야 돌아갈 명분이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25학번도 입학하면 휴학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24학번 B씨는 "정부에서 바라는 건 24학번과 25학번의 분리인 것 같다"며 "25학번이 먼저 돌아오게 해서 다른 학년도 복귀하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토로했다.한편 올해 전북대와 원광대 의과대학에선 졸업식이 1명씩만 배출되는 등 의정 갈등으로 각 의대는 학위수여식도 간소하게 진행하거나 아예 안 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