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여야는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실용` 프레임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12.3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보지 못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실용주의` 노선으로 회귀하고 있다. 당 지지율은 올랐지만 차기 대권 후보들이 `도토리 키재기` 지지율을 기록 중인 국민의힘은 야권의 헛발질을 부각하고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는 전략이다.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월 임시국회 일정을 잠정 합의했다. 다음 달 3일 임시국회를 시작해 10~1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12~14일에는 대정부질문을 실시한다.국민의힘은 2월 임시회 동안 `민생`을 적극 강조할 예정이다. 2월 5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 지도부는 `AI 시대 안전한 전력망 확충`을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다.권성동 원내대표는 현장 간담회 앞뒤로 다음 달 4일과 7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를 개최한다. 민생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관계부처와 보폭을 맞추며 정부여당의 시너지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권 원내대표는 2월 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민주당의 `탄핵 폭거와 입법·예산 폭주`도 적극 지적할 예정이다.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국민의힘의 발목을 잡을 비상계엄·탄핵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현재 국민의힘이 민생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범여권 내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없어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후보로 꼽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의 양자 대결을 치렀을 때 승기를 잡은 주자는 없다.국민의힘 관계자는 "1호 당원인 윤 대통령이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조기대선 행보를 적극적으로 펼칠 순 없다"며 "그간 민생법안 처리에 얼마나 민주당이 미온적이었는지를 먼저 짚을 예정"이라고 했다.조기대선 국면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선 민주당은 산토끼 잡이에 주력할 예정이다. 비상계엄·탄핵 국면에서 `콘크리트 보수층`을 확인한 만큼, 중도층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구상이다.2월 임시회 첫날인 3일 이재명 대표는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를 주재한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의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에 예외를 두는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 실적이 크게 악화한 점을 고려한 행보다.앞서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와 최고위원회를 통해 `흑묘백묘론`을 거론하며 본인의 강점인 실용주의 마인드를 다시 꺼내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