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영열기자]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강조하며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비판과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 심판 출석은 헌정사상 처음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붉은 넥타이와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대심판정에 등장했다. 변론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임명한 헌법재판관 앞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지시한 적 없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 예산` 쪽지를 준 적 없다"는 등 탄핵 소추 사유들을 전면 부인했다.이어 "계엄 선포 전에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또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강한 갑(甲)"이라고도 했다. 지난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약 40분간 직접 발언하며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윤 대통령은 향후 남은 탄핵 심판 일정에도 모두 출석할 예정이다.헌재 변론은 생중계되지 않았지만 녹화된 영상이 공개된 이후엔 여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비상계엄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한 윤 대통령의 모습은 `불법수사의 희생양`으로 국민에 비춰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헌재 탄핵심판이나 옥중 서신 등을 통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헌재 출석은 탄핵심판에 주력해 탄핵소추안 기각을 이끌어내고, 공수처 수사의 부당함을 증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최근 탄핵 반대 여론과 대통령·국민의힘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은 헌재 재판관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헌재가 독립적 판단 기관이지만, 여론과 민심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재가 법적으로 판단을 하겠지만, 윤 대통령에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면 탄핵심판 심리에서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탄핵 반대 여론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으로 더 상승하면 헌재도 탄핵을 인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여론전이 여당 지지율을 상승시켰지만, 중도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가 여론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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