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오는 3월부터 수련을 이어갈 레지던트 모집이 19일 마감되지만 지난해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빅5 병원`(국내 5대 대형 병원)마저 지원자가 10명 안팎으로 미미한 편이다.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은 지난 15일부터 이뤄진 레지던트 1년 차 모집과 상급 연차(2~4년 차) 모집을 이날까지 진행한다. 17일 마감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병원 요청에 따라 복지부가 기한을 이틀 연장했다.복지부 대변인이 지난 16일 "현장에서 4년 차 복귀 의사가 다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마감 연장 직전까지 지원 현황은 저조했다. 모집 규모가 수백 명에 이르는 빅5 병원에서도 지원자가 대부분 한 자릿수인 것으로 알려졌다.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협의회는 내부에서 복귀 인원을 `5% 미만`이라 예상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17일 저녁까지 한 자릿수였는데 18~19일 큰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 수련병원에서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경우도 전해지고 있다.이번 모집에 앞서 복지부는 사직(임용 포기) 전공의 1만2187명(인턴 2967명, 레지던트 9220명)의 복귀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합격자가 기존 정원보다 많아도 초과된 만큼 인정하겠다고 했다. 특히 수련 특례와 입영 연기를 약속했다.사직 전공의들이 원래 수련하던 병원과 전문 과목에 복귀하는 경우에 `사직 1년 내 동일 과목 연차 복귀 제한`을 풀기로 했고, 군 미필 전공의들도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뒤 군에 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전공의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의대증원 백지화 등을 담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7대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는 등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부가) 전공의 요구 7가지를 수용하겠다는 게 아니라,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는 것은 지난가을에도 있었던 일이라 회의적"이라고 선을 그었다.국방부는 수련 도중 사직한 의무 사관후보생 등을 상대로 다음 달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역종 분류한 뒤 올해 입영 대상자에게 분류 결과를 통보한다. 이번에 복귀하지 않은 군 미필 사직 전공의는 3월 군대에 가거나 언제 갈지 모른 채 입영을 대기해야 한다.이에 대해 박단 부회장은 "군 문제는 지난해 2월 병원을 떠날 때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내용"이라며 "주변에서 파악한 바로는 군 문제를 꺼릴 분위기는 아니다. (결국) 지원 결과를 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의료계에서는 전문의 양성 체계가 끊어졌고 사태 해결은 어려워졌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안타깝지만 이제 대학병원은 가고 싶지 않은 직장이 돼 버렸다"며 "전공의들도 의사를 할 생각이 있는가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