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정부가 `실손의료보험 개혁안`으로 의료비 부담 없이, 평생 활용할 수 있는 1세대·초기 2세대 실손보험 계약에 대한 재매입을 검토하고 있다.초기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은 약관변경 조항이 없고, 100세 만기로 계약된 2013년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가 앞으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이다.정부는 초기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새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근본적인 실손보험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초기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의료남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초기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초기실소보험 가입자는 비싼 보험료를 오랜 기간 동안 납입하며 계약을 유해온 사람들로, 대부분 의료이용이 많은 50대 이상의 소비자다. 이들은 혜택이 줄어드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승환을 정부가 나서서 부추기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정부는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을 통해 1세대·초기 2세대 실손보험 계약 재매입 계획을 공개했다.`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은 이번에 발표된 `실손보험 개혁방안` 중 금융당국의 고민이 가장 큰 내용이다.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은 약관변경 조항이 없고, 만기가 100세로 설정된 1세대·초기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앞으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이다.재매입 대상은 2013년 이전 체결된 실손보험 계약으로 1세대 654만 건, 2세대 928만 건, 총 1582만 건이다. 이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3578만명의 약 44%에 해당한다.1세대 실손보험은 1990년부터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상품으로 자기부담금과 재가입주기가 없어 의료비 부담 없이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다만 5년마다 갱신되는 상품으로 이미 여러 차례 보험료 갱신을 거쳐 4세대 실손보험료 대비 10배 이상 보험료가 높다. 또 2009년 10월부터 2013년 이전까지 판매된 초기 2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률이 10%이고, 재가입주기는 없고 만기가 100세이다.2013년 이후 출시된 2세대·3세대 실손보험의 재가입 주기는 15년이고,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재가입 주기는 5년이다. 2세대·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2028년부터 재가입 주기가 시작되고, 4세대 실손보험의 첫 재가입은 2026년 7월이다.정부는 1세대 및 초기 2세대 실손보험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앞으로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으로 자발적 이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재매입 효과 검증 후 필요하다면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초기 실손보험에 재가입 조항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부가 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전체 실손보험 계약의 44%에 해당하는 1세대 및 초기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비급여 남용이 계속되면,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해도 근본적인 실손보험 개혁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200만 원 이상 실손보험금 지급 비율은 1세대 62.8%, 2세대 54.4%, 3세대 47%, 4세대 37.5%로, 1세대·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고액 보험금 지급 비율이 높다.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고액 보험금 지급을 막지 못하면 실손보험 개혁도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초기실손보험 계약 재매입에 대해 가입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정부가 재매입을 원하는 초기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비싼 보험료를 오랜 기간 동안 납입하며 계약을 유해온 사람들로, 대부분 의료이용이 많아지는 시기인 40~5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실손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의 사적계약에 정부가 개입해 혜택이 크게 줄어드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승환을 유도하는 것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이에 정부는 초기실손보험 가입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매입 인센티브를 계약자의 납입 보험료 기준으로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납입한 30~40대 초기실손보험 가입자에게는 적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그동안 많은 보험료를 납입한 50대 이상의 가입자에게는 많은 인센티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또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설명 강화, 숙려기간 부여, 철회권·취소권 보장 및 현생 실손으로 무심사 전환 등 보완장치 마련도 검토 중이다.만약, 정부의 제안대로 초기실손보험 재매입이 시작되면 의료이용이 적은 가입자가 먼저 5세대 실손보험으로 승환하고, 의료이용이 많은 계약자들 일수록 5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승환을 망설일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초기 실손보험 재매입을 위해서는 1세대·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공감할 만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해 보인다"며 "금융당국도 고민하겠지만, 결국 보험사의 적지 않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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