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본 본토 원자폭탄 투하로 우리나라는 36년 일제의 수탈에서 벗어났고 5년 뒤인 1950년 민족상잔의 비극을 3년 동안이나 겪어야 했다. 성한 것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세계 최빈국이 70년만인 2025년 세계 6대 무역 강국, 재래식 무기 기준 세계 5대 군사 강국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국 중 세계 유일하게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첨단과학 발전과 세계로 뻗어가는 K문화로 인한 한류 열풍, 여성의 야간 나들이가 가능할 정도의 안정적인 치안, 친절한 국민성 등으로 인해 세계 이민자 증가율 세계 2위(2024년 OECD 발표)란 지표들이 발표됐지만 정작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57위, 52위 등 상위권에선 한참이나 멀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은 물론 원전, 조선, 자동차, 방산, 철강 등의 핵심산업 기술들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근본 바탕에 대해선 아무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대한민국 역사는 부끄러운 역사일 뿐이고, 한 명의 영웅 없이 비판받을 지도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비난받는 지도자가 이룩한 성적들이 이 정도라면 추앙받을 지도자가 만들어 낼 성과는 세계 초일류가 아니겠는가. 우리 국민에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 독립한 나라들 대부분이 여전히 후진적 정치·경제·생활여건 속에 살아가고 있음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하다. 가깝게는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선택한 북한이 자칭 지상낙원이라 하나 우리와 비교할 대상이 되지 못하고, 6·25전쟁에 군대를 파병할 정도로 경제·산업 규모를 자랑했던 필리핀과 태국이 우리와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체제 채택에 따른 미국 등 우방의 지원,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한국인의 근면 성실이 융합돼 이룩한 대한민국의 산업화 등이 국가 발전의 토대를 구축,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게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하듯 역사는 잊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반성의 대상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가르침을 오늘에 적용해 지난 역사의 강점을 계승하고 폐단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근절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도 1995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언급한 “정치는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4류가 문제를 일으켜 2류와 3류의 앞길까지 막고 있다. 2025년 1월 현재, 사회는 불안하다 못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며, 경제는 탈원전·소득주도성장을 탈피해 본 궤도를 오르려다 방향조차 헤매고 있다. 멀리는 청소년의 화랑도 정신, 호국 불교, 선비정신, 근현대사엔 새마을운동으로 그 정신을 온전히 계승해 온 대구·경북이 최후의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 인천상륙 작전 성공, 전쟁까지 승리로 이끈 것처럼 위기에 처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일에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내야 할 때다. 최근 정치적 위기가 ‘부정부패 척결’로 이어져 △부정투표 오명에 휩싸인 선관위를 쇄신, 국민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된 국회를 조직 △법률과 규정에 근거한 행정부의 행정 실현 △정파와 이념이 아닌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 결과가 도출되는 사법부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전 세계는 물론 국내 상황 가운데서도 불확실성이 가중, 사회 전반이 위축되고 경기는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올바로 서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기관은 사법부다. 바르고 공정·공평한 법 적용을 실현해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국민적 관심이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로 집중되고 있다. 국민은 헌재에 올바른 역사 인식과 시대 상황 분석,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재판을 진행해 주길 바라고 있다. 민족의 운명이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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