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지난해 국내 소매판매액이 `신용카드 대란`으로 소비가 급감했던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이는 2003년(-3.1%)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특히,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모두 줄어들면서 소비 부진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1∼11월 내구재 소비는 6.5% 감소했으며,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도 각각 3.7%, 1.3% 줄었다.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가 2년 연속 모두 감소한 것은 199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비내구재 소비의 경우, 음식료품 소비가 2023년 1.8%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2.5%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음식료품 소비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연속 증가하다가 최근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서비스 소비도 둔화세를 나타냈다. 2023년 1∼11월 서비스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에 그치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둔화됐다. 이는 2022년 증가율 6.9%에서 2023년 3.4%로 감소한 데 이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올해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여파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내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정부는 올해 초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1.8%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시 전망치 2.3%에서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소비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2.3포인트(p) 급락했다. 과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에 걸쳐 9.4p 하락했으나, 이번에는 한 달 만에 더 큰 폭으로 급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