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와 구미에서 상반된 정치적 견해를 가진 가수 두사람의 음악 공연이 취소돼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구미 콘서트가 금지된 기수 이승환과 오는 25일 대구 콘서트가 예정된 가수 JK김동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각각 찬성과 반대 이념을 공식 표방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일 가수 JK김동욱은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 집회에 휘날리는 태극기와 성조기 사진과 함께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길이다!”, “공수처 who?? ㅋ”라는 글을 남겼다.이는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관저로 향했지만, 경호처와 6시간 대치 끝에 철수한 공수처를 조롱한 표현이란 분석이다. 지난 5일에는 “지지율 40% 돌파! 이건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염원”이라는 글을 남기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JK김동욱이 언급한 지지율 40%는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한국 여론평판연구소가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7일에는 “25일 대구 서구문화회관 공연이 취소됐다”라며 "공연 오는 분들의 민원이 아닌 외부 몇몇 선동꾼들의 시위 하겠다는 협박으로 취소됐다"라는 글을 게시했다.JK김동욱은 "소송으로 대응하라는 주변의 말들도 있지만, 공론화해서 다시는 소수 선동의 협박으로 인해 다수의 의견이 꺾이는 일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올린다"며 "다시 한번 공연에 오실 팬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이와 달리 지난달 25일 구미예술문화회관 대관을 취소당한 가수 이승환은 10건의 전국 투어 콘서트 중 두 번째인 구미 콘서트에서 허가 기관인 구미시 측과 마찰을 빚었다. 가수 이승환이 윤 대통령에 대한 제2차 국회 탄핵 의결을 하루 앞둔 지난달 13일 여의도 탄핵콘서트에 참여, 무료 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에서 이승환은 본인을 “탄핵집회 전문 가수”라고 소개하고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집회, 2019년 검찰 개혁 집회 이후로 다시는 이런 집회 안 설 줄 알았는데 심히 유감"이라며 과거 전력을 자인했다.탄핵콘서트를 통해 그는 자신의 곡을 개사해 “내려와라 윤석열”, “윤석열을 탄핵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얼마나 멋질까”로 개사해 불러 참가자들을 선동했다. 이어진 14일 첫 전국 콘서트가 열린 수원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되니 좋다`란 정치적 발언을 이어갔다. 지역 시민 단체들의 콘서트 저지 요청과 이어지는 시위, 정치적 발언 자제 요구에도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장에서 정치적 발언이 이어지자 구미시는 문화예술회관 조례와 사용허가조건에 의거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이에 불응하자 대관 취소한 것이다.
음악인 단체에서 대관 취소에 대해 일부 반발이 있으나, 가수 JK김동욱과 가수 이승환의 경우는 같다고 할 수 없다. 가수 JK김동욱의 경우는 사적 공간인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린 것 뿐이고, 가수 이승환은 콘서트에 참석한 관객 앞에서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다. 음악인 단체가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가수 이승환의 정치적 성향이 존중받아야 하듯 1500여 명에 이르는 관객 각자의 정치 성향도 존중돼야 한다. 자선 콘서트도 아닌 비용을 부담하고 참석한 콘서트에서 가수 개인의 정치 성향 표출 밎 동조 요구는 정치적 반대 성향의 관객에겐 선동·강요·거부·불쾌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피해 배상의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문제다. 존중받아야 할 대상은 순수 예술인이다. 예술을 핑계로 선동하려거나, 선동을 목적으로 예술을 이용하려거나 모두가 예술을 사랑해 표를 구입한 관객에 대한 배신이요, 모독이다. 대관 취소에 불편한 마음은 같겠지만 대응 방식은 너무나 달랐다. 가수 이승환은 구미시에 법적 대응을 선언하고 일방적이고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한 법적·경제적 책임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관객 100여 명의 피해를 포함, 억대에 이르는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논란이 노이즈마케팅으로 작용한 것인지, 가수 이승환은 탄핵 찬성 성향의 광주광역시장·화성시장에게서 콘서트 요청까지 받았다. 하나 잃고 둘 이상 얻은 셈이다. 현재 가수 이승환 콘서트가 각종 언론에 널리 홍보되면서 콘서트마다 만석(1500석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나의 콘서트 수익이 대략 2억여 원, 총 10회의 콘서트가 예정된 것을 볼 때 구미 콘서트 취소로 크게 손해를 볼 것 같지는 않다. 음악과 미술 등 각종 예술을 사람들이 찾고 심취하는 것은 분주한 일상의 삶을 떠나 정서적 평안과 쉼, 행복, 자유를 맛보고자 함이다. 어떠한 의도도 숨겨져 있지 않은 순수 예술의 세계가 시·도민의 품에 펼쳐지길 기대한다. 그 누구도 이러한 권리를 빼앗으려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