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생명선인 나일강을 따라 열차로 10여시간을 달려 필자는 아스완에 도착했다. 나일강을 따라 번성한 3~5천년 전 고대 이집트의 거대하고 정교한 문화유적은 내 가슴을 뒤흔들고도 남았다. 필자가 이집트 여행을 작심한 것은 지난 가을 낙동강유역에 방치된 고분과 가야의 실체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돕기 위한 결정이었다. 나일강의 총연장은 6500여km이며 아프리카 남부 이디오피아와 콩고에서 발원한다. 수단과 이집트를 통과하는 3천킬로 주변에 4천여 개의 고대 신전이 남아있다. 또한 신전뿐 아니라 피라미드와 땅속에 잠자고 있는 고분 등이 이번 여행길의 답사 여정이다.  필자는 김해에서부터 진주 함안 양산 고령 성주 선산 상주 문경 예천 안동에 이르기까지 낙동강 주변에 방치된 고분 10000기 이상을 직접 확인했다. 돌방을 만들고 그 위에 판석을 덮은 무덤들이 산능성이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며 대부분 도굴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특히 나일강가에서 발견된 고분들은 건설된지 4천년을 넘는 것들이 많으며 인류고고학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먼저 카이로에 소재한 기자피라미드의 위용에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높이 140여 미터 밑면 230여 미터의 사각뿔 형태로 4500년전에 건설된 형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3개의 피라미드와 거대한 스핑크스 앞 광장에는 행사에 참여한 카이로시민들과 행상들의 호객행위가 이어진다. 담장 너머로 카이로 시가지가 펼쳐지고 시장이 형성되고 공중화장실 앞에는 어김없이 수금(收金)하는 사람들이 지키고 있다. 필자는 단체여행의 일원으로 동참하면서 가벼운 차림에 나일강가를 걷기도 하고 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했다. 피라미드 내부 지성소는 쿠푸왕의 시신을 안치한 곳으로 미이라는 옮겨지고 높이 3미터에 대여섯 평 공간에 큰 석곽이 놓여있다. 석곽뒤에 가만히 앉아 명상에 잠겨 쿠푸왕을 떠올리고 수쳔년간 피라미드를 지켜온 고대인들의 음성을 듣고자 살포시 눈을 감았다. 미로를 따라 밖에 나오니 피라미드 내부의 더운열기에 런닝셔츠가 축축하다. 다음 여정은 이집트 선왕조 시대 고대도시인 룩소르소재 왕가의 계곡에 당도했다. 파라오의 무덤이 모여있는 곳으로 현재 발굴된 무덤은 60여기가 된다. 3500년 이전 파라오의 무덤으로 람세스2세, 투탕카멘 무덤도 여기에 있다. 무덤은 보통 4~50m 비스듬하게 회랑을 따라 지하로 들어가게 설계돼 있다. 들어가는 회랑 양편과 천정에는 고대에 새긴 갖가지 조각과 상형문자가 나타난다. 회랑끝 부분에 묘실이 있으며 묘실주위에 여러개의 방이 있는데 예닐곱평의 넓이와 높은천장으로 구성돼 있다. 묘실공간에는 조각과 고대 상형문자가 가득 적혀있으며 지하궁전을 방불케 한다. 투탕카멘의 묘실에는 커다란 석곽이 안치돼 있고 그 옆에는 새까맣게 처리돼 있는 미라가 갈대천으로 몸통은 가려져 있고 얼굴과 발은 드러나 있다. 또 카이로 고고학박물관에 들렀을 때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와 황금관, 갖가지 장신구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도착한 카르낙 신전은 3800년 전에 건설됐으며, 수천평의 넓은 대지에 거대한 석재로 다듬은 조각과 건축이 인상적이다. 고대 오시리스 신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신전과 조각상의 형식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카르낙 신전에는 지름3m 높이 25m가량의 거대한 석주 160여 개가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원통형 석주는 아래서부터 꼭데기까지 갖가지 조각과 상형문자가 빈틈없이 적혀있다. 김해에서 함창까지 물길이 280km이며 안동까지는 350km 남짓이니 나일강의 5프센트가 못되는 규모이다. 나일강을 따라 신전과 고분이 이어져 있듯 낙동강에도 동일한 고분문화형태가 이어져있다. 가야사학자들은 고령과 함창의 역사유적을 두고 다른 문화권이라고 억지를 쓴다. 심지어 함창과 상주병풍산고분군은 물길따라 20km 직선거리는 10km이건만 최근 발굴된 초기 철기유물을 비롯한 금동관 등을 고녕가야권역의 유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필자는 그동안 왜곡되고 얼룩진 식민사학철폐를 주장하면서 함창고녕가야사정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에 필자가 나일강 고고학의 전설을 걸으면서 을사년 새해 ‘상주·함창·문경 고녕가야선양회’의 활약을 다시한번 굳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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