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용묵기자] 경북도는 지난해 예천을 비롯한 북부지역에 나무가 서서 내려오고 큰 바위가 통째로 내려올 정도의 극한호우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극을 겪었다. 도는 지난해와 같은 인명 피해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재난부서와 마을 이장, 전문가와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해 경북 재난 특징을 분석해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을 구축했다.경북 재난은 새벽 2시~5시 취약 시간대 주로 발생하고, 산사태 비취약 지역에서 90% 이상 발생, 65세 이상의 고령자 위주로 무방비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사전대피만이 주민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안이라 판단해 △12시간 사전예보제 △마을순찰대 △1마을 1대피소 △주민대피협의체를 구성해 민관이 협력하는 주민중심형 재난대응 모델인 경북형 주민대피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올해 초 전국 처음으로 위기관리대응센터를 신설해 12시간 사전예보제 구현과 사전대피 예보를 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했다.12시간 사전예보제는 재난 유형별 통계자료와 데이터를 분석해 재난 발생 시기와 지역을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강우량 기반 경북형 호우재난예측 모델이다.도가 과거 재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재난 발생 시 구조 적기가 10~20분 내외이고, 행정기관 구조 확률은 5%에 불과했다.
하지만 밤새 동네 이장이 지킨 곳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도는 이런 점에 착안해 주민 스스로 마을을 지키는 주민 자조조직인 마을순찰대를 구성했다.여기에 더해 재난 발생 시 사전대피를 위해 22개 전 시군에 1마을 1대피소 5576개소를 지정하고 시군과 안전 전문가 그룹을 통해 마을대피소를 점검했다.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피소에 일시구호세트와 안전물품을 비치하고, 대피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건강과 행복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호텔, 모텔 등 쾌적한 환경의 선진주거시설도 운영했다.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주민대피협의체를 구성했다. 민간(마을순찰대, 이통장 등)에서는 위기 징후 감지, 상황전파, 재난취약자와 대피하지 않은 자의 발생에 대비해 집집이 방문을 통한 신속한 사전대피로 자기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공무원, 경찰, 소방 등에서는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바탕으로 단계별 지원을 강화했다.도민들이 알기 쉽도록 경북형 주민대피 행동요령인 ‘K-마 어서대피 프로젝트’로 여름철 자연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사수했다.올 한 해 여름 장마철과 태풍, 호우에 대비해 19차례에 걸쳐 마을순찰대 3만592명을 가동하고 14차례 5530명의 주민을 대피시켜 인명피해 제로의 성과를 달성했다.특히 지난 7월 영양군 입압면 금학리에서 10분간 42㎜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려 하천 급류와 토사 유출로 마을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이때 마을순찰대를 가동해, 주민들과 일일이 전화 통화를 하며 소재를 파악하고, 마을 어르신들을 직접 업거나 부축해 마을대피소로 이동시켜 인명피해를 막은 공로로 마을순찰대원들이 대통령상, 국무총리 표창,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그뿐만 아니라 9월 26일에는 행정안전부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및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지자체 재난대응 우수사례로 선정돼 경북형 주민대피 시스템(K-마 어서대피 프로젝트)을 발표하기도 했다.특히 지난 12월 12일 개최된 위기관리 매뉴얼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경북형 주민대피 행동요령인 K-마 어서대피 프로젝트를 풍수해 분야 위기관리 매뉴얼에 반영해 전국 최우수로 선정돼 대통령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경북도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매뉴얼을 제도화, 12시간 예측 시스템 고도화, 마을순찰대 역량 강화 등으로 경북형 주민대피 시스템을 안정화해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 한 해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 K-마 어서대피 프로젝트의 성과는 도민들의 높은 참여와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며 “도민 안전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과제로 앞으로도 주민 중심의 재난 관리 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경북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