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권용성기자] 영주 영광중학교는 최근 주류 유통회사 영광주류로부터 감사장과 햄버거를 전달 받았다. 22일 영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오후 3시 쯤 영주시 광복로 영광중학교 정문 앞을 지나던 영광 주류 소속 주류 운반 트럭에서 수백 개의 술병과 박스가 도로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도로가 술병 조각과 박스로 뒤덮였다. 통행량이 많고 길이 넓지 않은 도로의 특성상 심각한 도로 정체와 2차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 병이 깨지고 박스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영광중학교 학생들 약 15명이 사고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이 학생들은 난장판이 된 도로를 보고는 망설임 없이 병과 박스를 정리하고 학교에서 빗자루와 쓰레받기 등 청소도구까지 가지고 나와 도로를 치우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학생들이 합류하여 도로를 정리한 끝에 도로는 30분만에 깨끗이 정리됐다. 학생들의 활약 덕분에 2차 사고나 도로 정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인근 점포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2‧여)씨는 "TV에서만 보던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져 놀랐지만 학생들의 빛나는 활약으로 사고가 수습되는 것을 보고 이 사실을 널리 널리 알리면 좋겠다 싶어 CCTV 영상을 공개했다"며 "우리고장 학생들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영광중 이모(14)군은 "부모님과 학교에서 배운 대로 자연스럽게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도왔는데 큰 칭찬을 받게 되어 도리어 부끄럽다"며 "앞으로도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돕고 배려하며 정의롭게 살겠다"고 말했다. 감사장과 햄버거를 전달한 영광 주류 송석영 대표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당황하고 있을 때 영웅처럼 나타난 영광중학교 학생들의 도움으로 현장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을 바르게 키워주신 부모님들과 영광중학교에 감사를 드리며 대한민국 교육과 우리 아이들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고 밝혔다.김철호 영광중학교장은 "평소 배려와 봉사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교육의 결실이 이 사례를 통해 발현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