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정부 부처의 리더십이 흔들리자, 올 한 해 지속적으로 물가 안정 압박을 받아오던 식품업계가 도미노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인상으로 원부자재값의 급격한 인상을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지만, 짓눌렀던 가격 인상이 연이어 단행될 경우 서민들 먹거리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9일 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식음료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어,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앞서 지난 2016년 12월 농심(004370)은 신라면 등 라면 1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한 바 있다. 서민 식품으로 취급되는 라면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은데,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가격까지 탄핵 정국 당시 인상을 감행했다.이외에도 동원F&B(049770)는 2017년 1월 참치캔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고,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각각 2017년 1월과 2017년 2월 가격을 올렸다. 식품업계는 최근 기후플레이션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치솟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 직후 환율까지 뛰어오르면서 곡물 수급에도 비싼 값을 치르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 압박이 심해도 정부가 그립을 강하게 쥐어 와서 가격 인상을 미뤄온 업체들이 많았다"며 "정부도 누가 집권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소지자들도 지금 가격 올리면 신경이야 쓰겠나"라고 내다봤다.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대거 불참하면서 개표도 못한 채 부결됐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정을 공동 운영하며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과 국정 안정화를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2차 내란`·`위헌 통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야권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재시도 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지금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실적에 좋다는 것을 다들 모르진 않다"면서도 "차후에라도 정부에서 압박이 들어올 것이고, 이런 시기에 가격을 올린다는 소비자들의 부정적 시선도 있어 해당 업체를 `나쁜 회사`로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