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경북을 방문했다. 여당이 당원게시판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 여권의 텃밭인 TK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번 영남 방문에 이어 다음주 호남 방문도 예정, 대권행보에 나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 대표의 행보는 지난달 25일 위증교사 무죄 판결 이후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후 위축됐던 모습을 완전히 털어낸 모양새다. 이러한 민주당의 의도와 달리 TK 방문에서 이 대표는 크게 환영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방문한 대구 동성로에서는 한산한 가운데 일부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과 셀카 촬영만이 이뤄졌을 뿐이고, 포항 죽도시장에서도 열성 지지자와 취재 나온 기자 외 구름 인파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서울에서 5차례 이뤄진 민주당 전국대회조차도 이 대표가 직접 참석했음에도 경찰 추산 수천여 명에 불과한 것을 볼 때 최근 야당의 독주·폭주에 대한 민심 이반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서도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폭주는 거침이 없다. `입법 폭주`와 `탄핵 소추`, `예산 삭감` 등이다. 첫째, 이태원 사고를 이유로 행안부장관 탄핵,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 탄핵, 언론 개혁을 추진하던 방통위원장 탄핵,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에 들어갔다고 감사원장 탄핵 추진 등 얼마지나지 않아 대통령 탄핵으로 확대될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둘째, 예산안 법정처리시한(2일)을 앞두고 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예산안(677조4000억)에 대해 4조1000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대통령실 비서실·국가안보실 특활비, 검찰·감사원 특정업무경비와 특활비, 경찰의 특활비가 전액 삭감됐다. 이들 예산은 기관 특성상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집, 수사, 재판, 안보 관련 예산으로 현재 수사와 재판 진행 중인 이재명 대표와 야당 의원들 관련 `수사기관 압박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외에도 재난·재해 대비 예산, 소상공인 지원예산, 국방 예산은 물론 `원전`과 `동해 가스전` 등 정부 역점사업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셋째, 매년 2조원 이상의 양곡 보관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음에도 쌀값 급락시 초과 생산량 국가 의무 매입을 담은 `양곡법` 등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는 쟁점 법안 6건 통과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유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확산을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러한 민주당에 대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쓴소리를 내놨다. “다수 의석을 갖고서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 야당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민생을 위한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소상공인 지원 같은 중요 예산을 삭감하고, 이 대표가 정치 보복을 않겠다면서도 윤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여사 구속을 끊이지 않고 외치는 것을 볼 때 민주당의 폭주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민주당이 지난 30일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한 정권 규탄 집회에서 김민석 최고 위원은 “6개월 내 승부를 내자”고 외쳤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3심 판결을 고려한 주장으로 보인다. 결국, 당일 집회도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민주당 결집용이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포석임을 짐작케한다. 민주당의 이러한 내년도 예산 삭감 칼날에 `원전` 관련 예산과 `대왕고래` 예산이 희생된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전력수요 확대와 탄소 감축 정책에 따른 세계적인 원전 확산 추세는 이젠 누구도 꺾을 수 없다. 전 세계가 원전 건설에 나서는 가운데 원전 연구 예산 삭감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전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왕고래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시추 예산 500억원을 삭감한 것은 에너지 안보를 포기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이 예산 복구를 거부한다면 국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투자금을 모아 동해 가스전 시추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TK 방문을 미리 고려했다면 국회 거대 정당으로서 대구·경북의 주요 관심사인 원전과 대왕고래 사업 예산 만큼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 후 방문했어야 했다. 자칭 고향 방문 및 대선 행보라면서 빈손 방문은 주변 측근 보기로도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처사다. 민주당은 빠른 시간 총 시추 비용 5000억원(5곳) 전액을 국가 예산으로 책정하는데 협력해 주길 기대한다. 동해안 대왕고래 인근 바다는 대한민국을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불릴 수 있게 만든 지역이다. 기술과 자본 인력을 모두 갖춘 대한민국이 외국의 기술과 자본을 빌어 개발하게 둘 순 없지 않은가. 민주당의 자성을 촉구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