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갓 결혼한 커플에서 들은 말은 “결혼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난 결혼을 한번 해보고 후회하렵니다”이다. 결혼과 관련된 저마다의 주장을 듣다 보면 ‘닭과 달걀 중 뭐가 먼저냐’와 유사하게 끝없는 논쟁에 휘둘리고 마는데, 예상과 달리 나온 대답에 응원의 박수까지 나왔다. ‘만사에 기한이 있고 때가 있다’는 말처럼 사실 초혼(初婚)도 적령기가 있다고 봐야 한다. 나라와 민족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상도 좀 알고 2세를 낳고 양육하기에 좋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가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녀를 낳는 것은 부모 두 사람의 결정으로 이뤄지지만, 양육은 두 사람 이상의 영향력이 필요하기에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도 너무 늦지 않게 출산이 이뤄져야 순조로울 수 있다. 더불어 타 학부모와의 교류와 협력 등의 편의를 위해서도 비슷한 나이 또래에 출산하는 것이 양육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홀로 살겠다’는 젊은이도 적지 않고, 사실혼 상태인 ‘동거는 가능해도 상대에 속박받는 것은 싫다’란 청년도 늘고 있다. 또 ‘결혼은 하지 않고 아기만을 낳고 싶다’거나, ‘결혼은 해도 아기는 낳지 않겠다’라는 부부까지도 생겨나니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만 해도 양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 같이 여겨지는 세상이 됐다. 지난 26일 포항시는 5남매를 둔 신재협·강한진 부부를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시는 이들 부부를 통해 다둥이 가족의 행복을 전파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돌봄도시 포항’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녀 양육 경험과 다자녀가구의 행복을 많은 이들과 공유, 결혼과 출산, 양육 관련 잘못된 사회문화를 개선해 나간다는 취지도 포함됐다. 이들 부부는 자녀 있는 가정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에 대해 첫째, 출산을 통한 새로운 생명과의 만남의 기쁨. 둘째, 육아를 통한 보람. 셋째, 자녀의 성장을 바라보며 느끼는 행복 등이 있다고 말했다. 자녀들 모두가 아직 미성년자인지라 그 이후의 기쁨은 향후 새롭게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혼인할 나이가 돼도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개와 고양이의 엄마·아빠가 되어 반려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자연스러운 것처럼 여기는 요즘 세태들에게 이들 부부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혼 관련 여론조사 상 주택 마련과 자녀 양육비 등 경제력이 결혼 결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계속해서 나온다. 경제적 안정만이 보장된다면 결혼과 출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다. 그렇지만 이는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전문직 또는 고위직 미혼 남녀들에겐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따라서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정되는 각자의 경제력 향상은 국가나 지자체도 단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니 만큼 제외하고, 보다 쉽고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심리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는 곧 결혼(임신·출신·육아)에 대한 편향적이고 왜곡된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가 다둥이 가정을 시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처럼 ‘결혼으로 인한 행복감’, ‘가족이 함께 어려움 극복’, ‘가정 내 회복과 치유’, ‘자녀 양육의 기쁨과 보람’ 등 긍정적 요인이 미혼인들에게 잘 전달된다면 보다 나은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3분기 전국 출생율 반등 소식이 들리고 있다. 대구의 9월 출생아 수(899명)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23명(15.8%) 늘었고, 경북도 또한 64명(8.0%) 증가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결혼과 출산율의 흐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젊은 층의 인식 개선을 위한 계속적인 노력과 함께 수도권 집중 완화, 양질의 일자리 양산 등 구조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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