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논란의 종결점이 돼야 하는데 1심 재판 선고로 사회적 논란 심화는 물론 사법부에 대한 조롱·비아냥까지 난무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5일 오후 열린 위증교사 1심 재판에 대한 반응이다. 사람들이 의사를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판사를 ‘존경하는 재판장님’하고 불러주는 것은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해서도 있겠지만 그만큼 생명이 소중하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재판 결과를 기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하듯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생각했는지 SNS상에는 해당 재판에 대한 각종 패러디 물들이 제작, 사법부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많은 국민이 이번 재판에 두 번 놀랐다고 한다. 첫째는 이재명 대표가 구속적부심 재판에서 해당 재판장이 위증이 소명(인정)된다고 분명히 밝혔고, 검찰이 관련 형사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기에 당연히 유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무죄 판결이 난 점이다. 둘째는 1심 재판장이 피고에 대해 위증(법정에서 선서 후 허위 진술을 함)을 이유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나서, 위증 사주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 한 점에 또 놀랐다는 것이다. 이는 곧 증인이 위협 또는 사주를 전혀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해를 받을 수도 있는 위증을 했다는 논리의 판결이다. 이번 판결로 이재명 대표는 시한부 회복의 기회를 얻었다. 물론 차기 대선(2027년)에서 당선되지 못한다면 한시적 생명 연장에 불과한 것이 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대선을 통해 4년간 사법 리스크를 벗어난 것처럼 이재명 대표 또한 향후 다가올 5건의 재판에 대해 지연 전술 펼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정치생명이 연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법원이 재판한 ‘친형 강제입원과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도 이 대표는 기사회생한 바 있다. 권순일 대법관이 팽팽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대법관들을 설득,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 대법관에게는 대장동 50억클럽 멤버설, 재판거래 의혹 등이 제기됐고, 퇴직 2개월 만에 ‘대장동 사건’ 관련 기업에 취업(고문료 1억5000만원) 한 사실이 드러나 현재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람 사이 발생되는 시시비비를 재판으로 결론 내는 것이 법치주의다. 따라서 재판관은 모든 이들이 법의 결정에 순복할 수 있도록 공정한 판결을 내리도록 힘써야 한다. 문제는 재판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라’는 법조문을 ‘법의 양심’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양심’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의 의도는 곧 드러나고야 마는데 정당의 공천이 그 보상이다. 특정 이념적 판결 또는 매우 편파적인 판결을 내려 사회적 이슈를 만든 직후 편의(?)를 봐준 정당에 공천받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가의 법질서야 어찌되든, 소송 상대자가 받을 억울함이 얼마나 크든 상관할 바 없이 오직 본인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자는 응당히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 한다. 민심의 법정과 역사의 법정이 아닌 대한민국 사법의 법정에서 그 죄과를 다퉈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권력분립(삼권분립)과 법치주의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가 확립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질서는 무너지고 만다. 게다가 사법(司法)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정의롭고 공정해야 한다.법관이 재판을 통해 사법권을 붕괴시킨 죄는 결국 민주주의 파괴세력에 해당한다. 재판정에 들어서는 법관 직무의 중대성을 깨달아 오판의 기회를 스스로 제거시켜야 한다. 2500년 전 페르시아에서 재판관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모든 법관이 보는 앞에서 살껍질을 벗겨내 재판관이 앉을 의자에 깔도록 했다. 이는 극도로 잔인한 징계라는 것과 재판관의 직무가 그만큼 중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 진정 공정한 재판을 받고 싶다. `돈 많이 주고 로펌 변호사를 사야 한다.`, `재판관을 잘 만나야 한다` 등 경제력과 요행에 국민의 운명이 결정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당연해야 할 것을 요구해야만 하는 사회, 이는 아직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니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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