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푸드, K드라마에 이어 K유전의 꿈을 꾸게 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부산 신항에 탐사시추 장비들이 속속 도착하며 본격적인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추진을 예고했다. 다음달 부산에 도착할 시추선에 앞서 부산 신항에는 이미 시추 장비를 담은 컨테이너와 시추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크기의 파이프들이 하역을 마쳐 시추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들 장비는 유럽과 북미, 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보내온 것으로 현재도 하역작업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장비 중 일부는 국내에서 가공 처리를 거쳐 2대의 보급선에 실려 시추선까지 옮겨진다. 이번 시추에는 사용될 보급선은 80m의 화물선으로 21일 오전 6시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에 접안했다. 다음달 10일 부산 신항에 도착할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부산항 외항에서 보급품을 실은 뒤 대왕고래 현장으로 이동, 다음달 20일 첫 탐사시추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는 27일 정부는 개발전략회의에서 한국석유공사의 시추 계획을 최종 승인한다. 이번 심해 시추는 잠수정까지 동원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석유공사는 세계 1위 유전기업인 슐럼버거를 통해 해수면 아래 3km 이상 해저 시료를 확보, 가스성분 분석에 들어간다. 이번 탐사는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꿈을 실현함과 동시에 지난 2021년 상실한 세계 95번째 산유국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달려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 동해가스전을 통해 4500만 배럴(원유환산) 가스와 부산물 콘덴세이트를 생산, 총 3.1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다. 문제는 정부가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국회가 시추 관련 예산을 책정하지 않는 데 있다. 실패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초 정부가 국회에 요청한 예산은 556억원이었다. 해당 예산이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10% 감액, 506억원이 예결위 조정소위로 넘어 갔지만 논란 끝에 예산심의가 보류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일부 또는 전액 감액을 두고 의견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야 간사 협의로 넘어간 대왕고래 예산이 여야 및 야당 간 의견 차이로 인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게 됐다.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따르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 성공률 20%는 결코 낮지 않는 수치라고 한다. 이를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예산 배정을 거부하는 것은 국익보다 정쟁의 소재로 삼고자 함으로 여겨진다. 이에 석유공사는 어찌해서든 1차 시추만 담당하고 2차 시추부터는 해외 유전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실재 석유 채굴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시 상당한 이익이 해외로 빠져나갈 우려가 생겨나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국가자원안보와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해외투자 유치로 인한 국익 유출 등을 고려, ‘대왕고래’ 탐사시추에 따른 예산 책정에 협력해야 한다. 경제적 이익 및 자원 안보를 위해 해외가스전 개발에도 참여하는 대한민국이 채굴 가능성이 낮지 않은 국내 가스전 개발에 해외 유전 개발업체 참여까지 유도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로 여겨진다. 이번 대왕고래 사업에 참여하는 시추선도 국내 기업이 건조한 선박이다. 길이 228m, 너비 42m, 높이 19m, 최대 시추 깊이 1만1400여 m에 이르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우리나라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해양 시추회사 시드릴에 인도한 선박이다. 해외 유전 개발을 통한 기술력과 기술진, 장비를 두루 갖춘 대한민국이 예산 책정을 거부한 민주당으로 인해 해외자본까지 끌어와 해저 유전에 나선다는 것은 국가 위상을 생각해서도, 경제적 유익을 위해서도 합당치 않는 처사다. 민주당의 각성과 함께 남은 4차례 탐사시추 예산 4000억 책정을 촉구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원의 지원금`(총 13조원 소요) 배분에 비하면 대왕고래 탐사 시추비용 4000억원은 조족지혈 수준에 불과하다. `국익보다 정쟁을 앞세우는 정당은 본분을 망각한 정치집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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