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가 심상찮다. 지난 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7돌을 맞아 구미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6일엔 대구·경북(TK) 지역 3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회동은 사면복권 후 정치인과의 만남을 극구 피해왔던 이전 행보와는 다른 모양새라 정치 활동 재개가 아니냐는 추측까지도 나온다. 오찬 참석자들은 “현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무소불위의 의회 권력을 가진 야당의 폭주와 탄핵 정국이 재현되는 시점인지라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뭔가 정치 선배로서의 대통령과 국민에게 제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향후 초·재선 의원들과도 만날 의사가 있는 것을 볼 때도 앞선 분석이 사실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TK 중진의원들의 모임 초대에 응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저치로 떨어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속되는 1심 판결이 국가 전반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시점에 이뤄졌다. 여당 대표는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정치적 운명이 경각에 달했고, 야당 대표는 법원 판결에 따라 정치 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국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선 어느 때보다도 보수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구미에서 내놓은 메시지 역시 “경제가 어렵고 대외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치면 이겨내지 못할 것이 없다”며 국민적 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TK를 비롯한 영남은 국민의힘에서 가장 많은 의원 수를 가진 지역으로 여당 내 영향력 또한 적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TK 의원들에게 내놓은 ‘단합’이란 메시지는 전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기성 탄핵이 시작된 것도 여당 의원들의 야당과 야합으로 촉발된 것이다. 당시 여당 의원들의 반대만 이뤄졌어도 대통령 탄핵은 막을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언이 난무한 가운데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이명박 정권 때는 광우병 난동, 박근혜 정권 때는 세월호 추모로 국정을 혼란시키는 것은 물론 국론분열까지 야기한 종북좌파세력들이 시대가 바뀌었지만 지금껏 어떤한 반성도, 처벌도 없이 지내오다, 윤석열 보수정권이 들어서니 또다시 혼란을 조성, 탄핵을 위한 공작질을 이어가고 있다. “탄핵은 탄핵으로”란 말처럼 현 정부는 반정부 세력들의 탄핵 공작 저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난 박근혜 정부 탄핵이 얼마나 사악한 계교에 따른 공작이었는지를 현시점에서 명확히 밝혀 정부에 대한 종북좌파세력들의 탄핵 시도를 무산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심 절차를 진행, 명예 회복도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수차례 “박근혜가 뇌물죄라면 나도 당연히 뇌물죄 대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의 청렴함을 김 장관이 잘 알기 때문에 한 말이다. 현직 장관이 스스로 탄핵 죄보다 더 큰 죄를 지었다고 고백해도 야당은 절대 그를 처벌하려 들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재심은 그의 생전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탄핵 주도 세력에 대한 처벌 또한 응당히 뒤따라야 한다. 국가 중대사, 속는 것도 한 번이지 반복되면 속는 자 역시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한다. 당시 정보를 가진 국회의원들은 물론 국민도 감쪽같이 속았다. 제4의 권력이라고 하는 방송과 신문이 탄핵에 동조할 뿐, 심층분석 보도란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는 방탄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가 된 이가 국회를 사법 방탄의 최후 도구로 삼으려 하고 있다. 또한 여당의 본분을 망각하고 오로지 대통령 향한 내부총질만 일삼던 당대표는 당원 게시판 사태가 터지니 즉각 돌변, 단일대오를 외치고 있다. 과거 수사대상만 돼도 부덕함을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와 함께 현직에 물러섰던 그 정치 지도자들의 양심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범죄 의혹 있는 인물들을 용납하는 정당과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은 또 어떤 사람들인가. 방송과 신문의 현란한 사기성 보도로 인한 사기 탄핵의 희생양은 박근혜 대통령 하나로 족하다. 다만 지금 해야할 일은 그의 명예 회복에 나서는 일이다. 국민 또한 또다시 우롱과 기망의 대상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