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이태헌기자]김승수 의원(국민의힘·대구북구을)이 14일 대한체육회장의 셀프 연임을 막고 체육단체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10일 국무조정실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직원 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체육회 예산 낭비(배임), 상습 욕설 및 폭언(갑질) 등 비위행위를 확인하여 수사를 의뢰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이기흥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보했다.
이기흥 회장에 대한 다수의 비위행위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기흥 회장 측근으로 구성된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이기흥 회장의 3선 연임을 허용하며 사실상 ‘이기흥 회장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불합리한 제도와 부적절한 보조사업 수행, 협회 운영 등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사무검사와 보조사업 수행상황 점검을 했지만, 현행법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스포츠 비리와 체육계 인권침해로 한정하고 있어 체육 단체의 부적정한 운영에 대해서는 징계 요구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및 경기단체 임원의 징계나 연임심의를 해당 단체 또는 회원의 이익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대한체육회나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심의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기흥 회장 특별보좌역 출신으로 소위 이기흥 오른팔로 불리는 김병철 스포츠공정위원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에는 연임심의 인정비율이 22%였던 것과 달리 취임 후인 2017년부터 2023년에는 92%까지 급증했고, 연임심의 기준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꼼수와 편법이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협회 임원은 성적이 한참 모자라 연임을 부결시켰다가 ‘협회에서 통과를 강력 요청’했다는 이유로 재심의에서 통과시키거나, 기준도 없이 ‘엄청난 돈을 출연했으니 도와주자’며 통과시키기도 했고, 음주운전 이력이 있었던 6명 중 5명은 엄격한 기준으로 부결된 것과 달리 1명은 음주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에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보고·검사 결과 발견한 위법 또는 부당한 사실에 대해 체육 단체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시정 명령 권한을 명확히 하고,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은 기관 또는 단체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배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한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단체 임원의 징계 심의를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위법 또는 부당한 사실이 발견됐을 경우 보다 확실한 징계 조치가 이뤄지고, 대한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단체 임원의 징계 심의를 독립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처리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체육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수 의원은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예산심사에서도 현재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시스템은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김승수 의원은 “사유화된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회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스포츠공정위는 이미 체육인들과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미흡한 규정은 바로잡고 대한체육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