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성지란 명성에 비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걸출한 정치 지도자가 부재, 정치력에 있어 늘 변방 신세를 면치 못했던 대구·경북이 이번 정부 들어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후반기 인적 쇄신 카드인 총리와 장관 후보로 현역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등 총 4명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4명 모두 친(親) 정부 성향의 인사이며, 특히 윤 대통령과 밀접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사들이다. 이들의 새로운 도약에 지역 정가도 술렁이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이 배출될 수 있다는 풋풋한 기대감과 함께 그들의 약진으로 새로운 자리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과 달리 지자체장들은 중앙의 공직을 맡게 되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부득불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밖에 없다. 그 무엇보다도 의미가 큰 것은 중앙정치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인사가 생겨난다는 점이다. 권영진 국회의원(대구달서병)이 대구시장 재임 중 대권 도전을 언급한 바 있고, 그 외에도 유승민 전 의원, 김부겸 전 총리(민주당), 김관용 경북지사, 주호영 의원 등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조직마저도 마련하지 못한 채 대권 꿈이 좌절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TK인지 PK인지 아리송한 입장이지만 최근 대구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직을 수행했고 또 현재 대구시장 직을 수행 중이라 TK 유력 주자로 봐도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총리 거론 인사로는 광역단체장 직을 수행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현직 국회의원인 추경호 의원과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있다. 국회의 동의(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를 받아야 하기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소통이 잘 이뤄진 인사가 유리할 수 있다. 이들 4명은 선수에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국회의원직을 수행한 바 있다. 주호영 의원(6선), 홍준표(5선, 광역단체장 3선), 이철우(3선, 광역단체장 2선), 추경호 의원(3선, 경제부총리)인 가운데 현재 민주당 인사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는 주호영 의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권 꿈이 남아 있는 관계로 총리직 요청에 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 시장 본인이 최근 현직 수행 의지를 직접 밝힌바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의원은 경제부총리로서 역량은 물론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기대 이상의 역량을 발휘, 윤 대통령의 신뢰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과의 갈등 와중에도 당을 잘 안정시켜 탁월한 지도력까지 인정받고 있는 유력 정치인이다. 총리 기용설이 흘러나오는 최근 화제가 됐던 이철우 지사는 14~ 20일까지 5박 7일간 대통령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페루(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게 된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신뢰가 기반이 돼 이뤄진 이번 대통령 수행이 국무총리가 돼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닌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누가 되든 대구·경북에 거물 정치인의 등장은 TK 지역민 모두가 기대하는 바다. 중앙정치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기대주가 지금처럼 늘어난 것, 이 또한 지역의 역량이 신장된 것인 만큼 차기 국민의 큰 신망을 얻는 지도자의 출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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