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포항, 구미, 상주를 찾은 한동훈 후보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당협위원장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당대표 후보 방문을 두고 출타,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에 이어 TK지역 국회의원들의 냉대에 한동훈 후보 입장에선 불쾌함과 동시에 난처함을 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지역에서의 한 후보 지지세 약화는 당대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주시 당협에선 지역 정치 원로들이 나서 한 대표와 함께한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얼마나 호되게 당했던지 한 후보를 지지하며 수행했던 유튜버들이 흥분, 정치 원로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까지 쏟아내는 추태까지 벌인 바 있다. 그중 모 유튜버는 최근 한동훈 대표 지지를 철회, 반(反)한동훈 전선에 서서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 부족을 성토하고 있다. TK 지역을 방문한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당협사무실들을 찾아 한 연설은 모두가 같은 내용의 반복이었다. “나를 지지해 주는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고, 보수정당의 문제는 싸우지 않고 웰빙을 추구하는 것 때문이다”며, “진흙탕 싸움이라도 몸 사리지 않고 앞장서서 싸우겠다. 싸움은 내가, 웰빙은 여러분이 누리라”고 말했다. 당대표 선출 이후 그의 행보에서 시종일관 김건희 여사 공격뿐 이재명과 싸움을 본 적이 없다. 김 여사에 대해 마리 최측근이 ‘마리 앙투아네트’란 모멸적 언사를 내뱉는 것은 물론 본인이 사과 문자를 5번이나 직접 받고서도 ‘읽씹’(문자를 읽고도 반응 거부)했으며, 이후 계속해서 국민 눈높이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따지고 보면 김 여사가 받았다는 명품 파우치나 주가조작, 양평 땅투기, 빈곤 포르노, ‘세계자살예방의날’ 마포대교 순찰, 심야 편의점 군인 간식 구입 등 뭐하나라도 조작, 음해, 비하를 위한 저열한 공작임을 알 수 있다. 선동 방송 후 잘못이 드러나지만, 해명의 소리는 작고 방송조차 않으니 국민은 선동에 속을 수밖에 없다. 악의적 의도에 결국 국민이 조롱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작 정치·방송은 끝내야 한다. 총선 전후 계속돼 온 보수 분열 논란의 중심엔 한동훈이 있었다. 총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총괄선대위원장·인재영입위원장)으로 공천권 행사와 함께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시스템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진두지휘했지만 사천, 망천 논란 끝에 총선 폭망의 결과를 낳았다.당시 한동훈 위원장이 임명한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선거를 20일도 안 남겨 놓은 지난 3월 22일까지도 153석에 플러스해서 170석은 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총선 전략 실패로부터 시작해 분석 실패, 전망 실패로 이어진 철저한 총선 패배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을 정리해 기록한 총선 백서를 완성해 두고서 당대표 선거전 공개하지 못하게 막은 데 있다. 수치스러웠을 한동훈 대표의 입장보다 당을 먼저 생각했었다면 응당히 공개됐어야 했다. 백서는 공개되지 않았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국힘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당당히(?) 선출됐다. 당대표가 되고 난 후의 그의 행적도 마찮가지다. 이재명과 싸워 이길 사람은 본인뿐이라고 했음에도 무엇 때문인지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만을 공격할 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도리어 이 대표와 독대하겠다는 뜻만 비출 뿐이다. 그는 또 국민 눈높이에 비춰 김건희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여론조사상 이재명 후보 지지의 절반도 못 미치는 지지를 받으면서도 당대표 사퇴 관련 일언반구 말이 없다. 싸워 이기겠다는 것인지 본인의 집마저 부셔 민주당에 바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과 면담 수시간 전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독대할 뜻을 미리 언론에 밝혔다. 대통령과의 면담 김빼기인지, 아님 대통령 압박용인지 그동안 대통령과의 독대 노래를 불러온 이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이다.    최근 명태균 씨 관련해서도 불법 녹음한 음성이 편집·조작됐음이 확실히 드러났으나 한동훈 대표는 나흘째 침묵으로 일관, 여당 대표로서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는 14일 부인 김혜경 씨 1심 선고, 15일 본인의 선거법재판 1심 선고, 25일 위증교사 선고에 본인의 정치 생명이 걸려 그 이전에 최후 발부동을 칠 수밖에 없다. 한동훈 대표는 이러한 혼란기에 본인 입지 정립과 선점을 위해 대통령을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보인다. 대통령을 보호하고 정권의 성공을 기대해야 할 여당대표로서의 태도로 볼 수 없는 행동들이다.‘이·한의 양면 공격을 받고 있는 윤 대통령.` 밖으로는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의 거센 탄핵 공작, 안으로는 국민의힘 당대표의 끊임 없는 흠집내기 파고를 이겨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적과의 동침” 지지율 급락에 처한 한동훈 대표가 던진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절망했던 보수층 국민들이 민주당과 여당대표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에 또다시 절망하고 끝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보수는 이 나라 역사를 지탱해 온 뿌리 세력이다. 잎과 줄기는 세찬 눈보라에 손상을 받을 수 있으나 근본 뼈대는 아직도 굳건하다.   적과의 동침도 오래가기 어렵다. 그들 또한 이달 중순을 고비로 보고 있다. 법원의 1심 판결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은 물론 민주당은 434억 대선 지원금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운명의 시간, 보수 우파 국민들의 대처 방식이 문제 해결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정당이라면 적과는 동침은 생각해서도 안 되고 한들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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