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고쳐야 할 부분들이 보인다. 이때 퇴고를 한다. 퇴고 기준 5번을 기점으로 저자의 능력 안에서 가장 훌륭한 원고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7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고, 한 두 번 정도 더 퇴고를 거쳐서 꼼꼼하게 검토한다는 점에서 7번의 퇴고가 적절하다고 본다. 퇴고는 7번이 아니라 7번씩 7번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 것이 독서의 기본이라면, 독서와 사색, 경험 등으로 인해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물론 무엇을 쓰던지 중요하지 않다. 쓴다는 행위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 다만 더 나은 글을 쓰겠다는 일념 하에 글쓰기를 한다면, 퇴고는 무엇보다 중요한 좋은 글쓰기의 핵심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퇴고하면서 원고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굳이 주제를 고르자면 소설 쓰기가 그렇고 논문 쓰기가 그렇다. 문학작품의 특성상 소설은 줄거리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퇴고가 단순한 교정교열의 범주가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검토의 기능, 나아가 스토리텔링 효과도 제공해 주는 셈이다. 논문도 주제에서 벗어난 글쓰기가 진행된다면 차질이 생긴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고 나면 논문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400번 넘는 퇴고를 거쳐서 출간된 작품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노인과 바다>만 그러할까. 어떤 대단한 작품도 퇴고를 거치지 않고 위대한 작품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손편지나 SNS에 올리는 글들만 하더라도 맞춤법 검사를 하는데, 영구성의 특징을 가진 종이책을 출간함에 있어서야 퇴고를 하지 않는다면 작가로서의 자격도, 자질도 없다고 봐야 한다. 퇴고는 기본 중의 기본이며, 좋은 글을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다. 퇴고를 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보는데, 다독이 첫 번째고 반복 읽기가 두 번째다. 다독하면 짜임새 있는 문장을 작성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저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다는 가정 하에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단점이 다독이라면, 반복 읽기는 퇴고하고자 하는 원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수월하다. 앞서 언급한 5번에서 7번 반복해서 읽기다. 글과 원고의 깊이를 더하고 수준을 높이고자 한다면 50번, 60번 반복해서 읽고 첨삭과정을 거쳐도 좋다. 훨씬 더 훌륭하고 좋은 글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