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집회를 두고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가 다양하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교통혼잡과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며 제시한 기사 첨부 사진에는 소규모로 운집한 시민들의 모습만이 보인다. 많이 모였다는 것 또는 교통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 중 하나는 거짓일 수도 있다. 단순히 사진 선정의 잘못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자에게 혼란을 주는 보도는 좋은 보도가 아니다. 취재를 통해 정보를 독점한 언론사가 정확한 보도도 해야 하지만 독자가 이해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친절하게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기독교 단체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세버스가 대구·경북에서만 300대, 전국에서 3000 이상이 서울로 집결했다. 지방에서 전세버스로 이날 올라간 인원만 해도 12만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차 및 철도를 이용한 인원을 포함할 때 전국 각지에서 올라간 서울 집회 참석자는 20만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0위권 대형교회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 교회들은 전철과 시내버스만으로도 집회 참석이 가능, 기독교인 100만명 참석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사 이래 가장 큰 대형 집회라면 뭔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 배경이 있을 것이고 그 내용을 하나둘 분석·정리해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지만 일부 언론은 오로지 `부정 여론을 조성하겠다`란 것인지 해당 집회의 비판에만 열을 올렸다. 이들이 제작한 보도들을 살펴보면 통행 불편과 교통혼잡, 집회로 인한 소음 등이 주를 이뤄, 불편 유발을 위해 모인 집회로 여겨질 정도다. 집회를 통해 애써 알리고자 했던 주장들은 보도에서 사라지고 사회 불편을 초래한 공적, 악당을 만들어 낸 것이다. 100만명이 모이면 어찌 부정적인 요소가 발생되지 않겠나. 그것도 팩트이겠지만 그것만을 전체인양 보도하는 것도 부정적 요소만큼이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편파 보도를 넘어 의도성을 가진 악의적 보도는 공기(公器)가 아니라 흉기(凶器)다. 언론사의 관심은 뉴스거리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뉴스다. 집회에 모인 이들이 주장하는 외침 또한 좋은 뉴스거리가 된다. 그들 또한 뉴스거리가 될 줄 알고 모인 것이기에 의도적으로 사회 불편을 조장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부분을 전체로 호도하는 언론들의 왜곡된 시선은 독자들의 관심 철회로만 치료될 수 있다. 건강한 언론들의 정확하고 친절한 보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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