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리스크로 우중충한 분위기가 연출되던 더불어민주당에 최근 만연의 미소가 멈추지 않고 있다. 20~30여 일 후에 나올 이재명 대표의 두 차례 1심 선고 결과에 민주당과 주변인들이 노심초사 맘을 졸이고 있었는데, 반사이익을 얻어야 할 여당인 국민의힘이 극한을 치닫는 당정 갈등을 넘어 당내 갈등까지 생겨났기 때문이다. 옛말에 ‘싸움 구경, 불 구경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란 말이 나온 것은 당사자들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지만 본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 라이벌 조직 내에게서 벌어지는 자폭 현상이라면 스트레스를 해소 넘어 새로운 희망도 볼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힘의 어려운 시기에 TK 출신 두 명의 정치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추경호 국힘 원내대표다. 이들 모두는 친윤이라 불리는 것처럼 대통령과 특별한 접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한 직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담 이후 별도의 브리핑 없이 곧장 귀가한 상황에서다.추 원내대표는 식사를 이전에 마치고 만찬 회동에 참여한 것뿐이라고 밝혔지만, 한동훈 대표를 만난 윤 대통령이 면담 관련 사항들을 협의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여당 원내대표라는 무게감도 있지만, 직전 경제부총리란 인연을 통해 맺어진 신뢰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추 원내대표는 23일 한동훈 대표가 기존 당 방침과 달리 일방적으로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특별감찰관 도입 추진’을 밝히자, 해당 사안은 국회 결정 사안이므로 의원총회와 원내대표 직무사항 임을 분명히 했다. 권한 갈등으로 보일 수 있으나 당헌·당규에 따른 합리적 의사 표명이며, 당대표 독주에 대한 견제로 보여 진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다. 평소 한 대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왔던터라 한 대표 압박용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3주전 이미 지역 현안을 보고하기로 예정된 자리였다고 홍 시장은 해명했다. 홍 시장은 24일 SNS를 통해 ‘원내대표제의 유래와 의미,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정치 초보인 한 대표가 월권하지 말라’고 일침을 날렸다. 원내대표는 2006년 본인이 혁신위원장이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며 2017년 본인도 지금의 한 대표처럼 원외 당대표 시절, 원내대표 요청이 없으면 의총에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특별감찰관 도입은 ‘의원들의 논의 사항·의총 결정 사항’이라며 추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외에도 홍 시장은 당의 중진들에게 ‘초짜 밑에서 설치고 다니며 당 분열과 갈등을 양산하지 마라·체통을 지키라, 당 지도부들은 비상시국인 것을 자각하고 촐랑대는 가벼움으로 나라 운영에 나서지 마라’며 지도부와 중진을 싸잡아 비판했다. 결국 한동훈 대표에 대한 저격이 목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때 민주당은 윤·한 두 사람의 대립구도를 부각하며 여권 내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는 연일 비난을, 한 대표에게는 옹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동조해 “윤 대통령이 당을 거수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무시당하며 갈등을 겪고 있다” 등 둘 사이 이간을 획책하고 있다. 향후 대통령 탄핵과 하야가 아니면 재기할 길 없어 보이는 야당 대표, 야당 대표권에 혼란이 오기 전 여당 권력 장악 시도에 나선 여당 대표. 이렇듯 당대표 권력을 오로지 사심을 위해 사용하려하니 국정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돌을 맞더라도 갈길 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말에서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 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오버랩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국가 비상 시국 주목받고 있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향후 활약을 기대한다. 국민은 삶의 안정과 평안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