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국정감사가 정부의 예산 집행이 아닌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여야 간의 공방이 주요 이슈가 되며 비판이 일었는데,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면담 관련 뒷이야기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정감사 건은 여야의 대치를, 면담 논란은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 양상을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의 갈등이 시간이 지나며 하나둘 주변인들의 발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김 여사 이야기는 국감을 넘어 면담에서도 빠지지 않았는데, 주요 의제 정도가 아니라 핵심 과제로 봐야 할 정도다. 면담과 관련, 언론들도 정치적 성향과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논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입장 차이가 확연히 다름을 보여준다. 현재 논란이 되는 김 여사 관련 건이라면 과거 주식 거래에 대한 특검 수용 여부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특검 추진을 몰아붙이고, 여당은 특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잘 알다시피 특검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한 경우, 예외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데 지금껏 진행돼 온 특검들은 결과는 없고 논란만 증폭시켜 온 것으로 국민에 인식되고 있다. 이번 특검이 마무리된다손 치더라도 김 여사에 관련된 비판은 대통령 임기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계속된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가볍게 표현하자면 “뭘 해도 문제가 된다.” 지금껏 나온 비판 대부분이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며, 엄청난 의혹으로 확대 재생산 됐지만 결과는 없었다. 오로지 모욕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문제는 언론이 이에 편승,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의 내용을 쉼 없이 퍼나를 뿐, 김 여사의 입장 대변에는 무관심했다. 일반인이었으면 명예훼손 범죄로 벌써 고발되고 처벌받았을 것이지만 공인인 탓에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접대부 ‘쥴리’ 논란,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를 안은 ‘빈곤 포르노’, 세계자살의날 마포대교 방문, 해외순방 중 현지 가게 방문 등 뭘 해도 트집이며, 문재인 정권시절 윤석열 죽이기 중 제기됐던 코바나콘텐츠 협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문 대통령 대학 후배인 이승윤 검사장 등이 2년간 특수팀을 꾸려 집중수사했지만 기소조차 못한 사건이다. 최근 명품 파우치(시가 300만원)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간첩 혐의자가 아버지 지인이라며 무리하게 던져두고 간 파우치를 업무관련 뇌물이라고 야권 인사들이 고발한 사건이다. 300만원이 적다는 것은 아니다. 김정숙 여사가 규정에 맞지 않게 대통령 전용기를 홀로 타고 인도 타지마할 방문한 것은 문제가 안 되는가. 게다가 수천만원 식대 포함 총 4억여원의 세금이 낭비됐지만 야당은 못 들은 체 입을 닫고 있는가. 또 일반인은 구경도 해본 적 없는 관봉권을 사용해 옷과 구두, 가방 구입한 건과 관련,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왜 해명조차 못 하는가. 김혜경 씨 역시 공무원을 개인비서로 부리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거액을 결제하는 등 국고를 탕진했음에도 야당은 일언반구 말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형평성이 있는 법이다. 김정숙·김혜경 씨 대비 금액으로도 소액이며, 앞뒤 정황상 범죄 혐의도 차이가 분명하다. 던져두고 간 선물을 되돌려주지 못한 죄와 국민 혈세를 물 쓰듯 유용한 죄가 어찌 비교 대상이 되겠는가. 게다가 국민 사이에 더 큰 분노가 이는 것은 한동훈 국힘 대표의 태도 때문이다. 한 대표는 검사 시절 20년 사적 관계로 있던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전혀 몰랐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전담 업무가 아니란 이유로 피해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법무부장관에 임명되고 나서는 입장이 다르다. 이미 전 정권에서 2년간 집중 수사가 진행된 사안이고 어찌보면 정치적 의도에 따른 수사였기에 종결처리할 의무 또한 있다고 봐야 한다. 해당 사건으로 정치권은 늘 혼란에 빠졌고 국민은 정치 혐오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결국은 한 대표는 법무부장관 2년 동안 어떠한 결론도 내놓지 못했다. 장관이 교체되고 한 장관이 추천했던 이원석 검찰총장이 퇴임하니 곧장 결론이 나왔다. 결과는 검찰의 수사 종결 선언이다. 검찰시절 일반인도 충분히 알고 있는 지인의 범죄 혐의를 어느 정도라도 검토해보지 않았는가. 법무부장관이 되고서도 2년간 해당 사항에 대해 단 한번도 관심 기울이지 않았는가. 여야 정쟁의 대상이었고 국론 분열의 씨앗이었던 사건이다. 30년 베테랑 검사의 촉이라면 불기소 처분을 이미 알았을 것이요.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다. 검찰의 수사 종결 전 한 대표는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했고, 불기소 처분이 나오자 “국민이 납득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검사 출신이 아닌 정치검사 출신의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는 또한 후배 검사들에 대한 불신이며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이기도 하다.국민의 눈높이는 그런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국민 여론이라고 해서 다 옳은 것도 아니다.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죄가 없으면 무죄를 구형해야 하는 것이 검사이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죄가 안 되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는 것이 판사다. 국민 눈높이를 사법에 적용한다면 검사도 판사도 무슨 필요가 있나. “경범죄는 여론조사, 중범죄는 국민투표”로 결정하면 될 일 아닌가.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의 눈높이를 생각했다면 지금의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원자력발전소, 중화학공업 육성, 자주국방을 위한 무기 생산 등은 하나도 추진하지 못했다. 김대중과 김영삼 등 야당이 극심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검사 대통령은 단 한번으로 족하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전 정권 적폐 청산을 위해 검사 대통령이 단 한번 필요할 수 있지만, 아닐 땐 범죄인만 평생 상대한 좁은 식견의 인물로는 국가 통치가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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