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젊은 시절에는 군대에서도 담배를 나눠 줬고, 그 이후에 담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연초비를 지급했는데, 이것은 2009년도쯤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들으면 경악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그 시절에는 고되고 힘든 군생활의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흡연으로 이용되었고, 대한민국은 담배 권하는 사회였다.
그때는 몰랐던 흡연으로 인한 폐해는 직접 흡연으로 인한 연간(2019년 기준) 사망자 5만8천여 명(매일 159명) 발생, 폐암(소세포암 97.5%, 편평 세포암 96.4%)과 후두암(85.3%) 발생의 원인이며 건강보험 진료비 연 3조8천억원(2023년 기준)지출 등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는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흡연 폐해를 은폐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규명하고 흡연관련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담배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4년 4월 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공단은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상위 3개사(KT&G, 한국필립리스, BAT코리아) 및 제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규모는 약 533억원으로 흡연기간 30년 이상, 흡연력 20갑년(하루 한갑씩 20년 흡연했을 경우 흡연력) 대상자 중 흡연과의 연관성이 높다고 인정된 폐암 및 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공단에서 지급한 급여비(2003~2012년)라고 한다.
소 제기 이후 15차례의 변론을 거쳐 2020년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담배회사의 편을 들어줬다. 폐암의 원인이 흡연 이외 다른 요인에 의한 발병이 가능하고 담배 제조물 표시 상 결함이 부존재 하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공단은 원심 수용 시 담배회사는 담배판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도 담배로 인해 발생된 피해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수 있고, 또한 공단이 제출한 방대한 자료에 대한 재판부의 면밀한 검토와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2020년 12월 항소심을 제기했고 현재 변론(9차)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1998년 46개 주정부들과 미국 4대 담배 제조사들 간에 2060억 달러(약 260조원) 이상의 배상에 합의했고, 캐나다에서도 1998년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156억 달러(약 13조원) 청구소송을 제기해 2019년에 항소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작년 10월 담배의 모든 유해 성분을 공개토록 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담배 유해성분의 종류와 양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제는 담배를 제조, 판매해 막대한 이윤을 남기면서도 담배의 실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국민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암’을 판매하고 있는 담배회사에게 그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공단의 담배소송이 승소해 국민들이 더 건강해지도록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