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기뻐하고, 세계인의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노벨 문학상을 한국인 작가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헌사(獻辭)로는 이 기쁨과 영광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쾌거다.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건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24년 만이다.   한강은 2016년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았다.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받은 이후 8년 만에 세계를 다시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이 기록은 세계 문학계에서도 화제를 낳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의 지지 않는 별로 주목 받았다.   지금껏 한국문학은 세계 문학시장에서 변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 경제는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섰고, 케이팝과 드라마 열풍으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았으면서도 문학만큼은 제3세계 수준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우리 문학이 세계 문단의 중심을 향해 도약하는 결정적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노벨상 수상의 의미는 매우 각별하고 값진 것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을 꼽았다. 또한 작가이자 음악과 예술에도 헌신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한강은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부단히 소설세계의 지평을 넓혀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세계 독자와 교감하는 결정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고 한다. 한국문학 소재의 지엽성을 벗어나 인간 폭력성을 탐구한 보편적 주제로 세계 문단으로 공감대를 넓혔던 것이다.   특히 이번 결실은 결코 행운처럼 우연히 찾아오지 않았다. 국내 문단과 출판계가 세계 독자와 교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값진 열매이기도 했다. 한편 우리 문학이 세계적 호평과는 달리 국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한국 문학이 다시 꽃을 피우려면 국민이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기가 힘들어졌고, 동네서점은 계속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상물에 밀려 시와 소설은 외면받고 있다.지난해 성인 10명 중 6명은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도 있었다. 대신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등을 즐기려고만 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책을 멀리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려 해 논란이 되곤 한다.이제 선선한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이번 한강의 영예로운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사람들이 다시 책을 찾고 한국문학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특별지원책을 마련해 제2, 제3의 기적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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