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권용성기자]영주시 가흥동 부영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분양가 협의도 없이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로 우선분양 합의서를 주민들에게 강요해 1300여 세입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섰다. 13일 영주시와 부영아파드 주민들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최근 입주민들에게 평균 59㎡(25평형) 2억4천만원, 84㎡(34평형) 3억4천만원 책정한 분양가로 우선분양 합의서를 보냈다. 이는 2년 전 1차 우선 분양에 비해 25% 내외, 평균 7천만원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1차 분양 당시에는 입주민 1564대세 중 300여 세대가 우선분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부영아파트 주민 300여 명은 지난 11일 영주시청 앞에서 부영주택이 제시한 과도한 우선 분양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단체 행동에 나선 주민들은 "근래 들어 영주지역에서 분양한 브랜드 아파트들이 폭등한 건설자재비 상승 등을 이유로 높은 가격에 분양한 것을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으로, 이를 임대 아파트 우선분양가에 적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부영 측은 지난 2022년 10월 1차 우선 분양 때도 높은 분양가로 주민들과 심하게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주민들은 1차 분양 이후 아파트 하자보수와 관련 수많은 갈등과 분쟁을 이어오고 있지만 부영 측은 보수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민 박모(53)씨는 "최근 지역에서 잇따라 분양된 고가의 브랜드 아파트 들은 폭등한 건설 원자재 값 등으로 인해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라며 "12년 전 이미 들어선 임대 아파트에 이 시세에 적용해 우선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은 건설사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또 입주민 최모(58)씨는 "높은 분양가를 제시하기에 앞서 아파트 내 하자보수가 우선"이라며 "지하주차장 균열, 누수, 각 세대 내 결로와 곰팡이 발생, 욕실 타일 파손 등 다양한 하자가 발생했지만, 부영 측은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영주시에서도 하자보수를 이행하라는 공문을 수차례 부영 측에 보냈으나 아직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기 부영아파트 임차인 대표는 "주민대표와 협의 없는 일방적 분양분양가 산출은 법규에 저촉되는 사항으로 알고 있다"며 "부영이 무슨 근거로 분양가를 산정했는지 명백하게 밝히고 주민과 약속한 하자보수 먼저 이행하라"고 규탄했다. 권 대표는 이어서 "오는 21일 예정된 이중근 부영회장의 대한노인회장 취임식 때 상경, 투쟁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주민의 당연한 권리를 찾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췄다. 아파트 지역구인 영주시의회 우충무(가흥1.2동)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구내 부영아파트 분양 전환과 관련, 부영그룹측의 일방적인 분양가 산정과 공공주택법 및 민간임대주택법의 맹점을 이용한 분양 방식에 대해 국민의 혈세인 공공의 지원을 받아 서민들의 주택난 해소를 위한 임대주택사업 정책을 악용하는 부영측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강한 항의를 했다. 우 의원은 또 "임대주택사업 정책은 무주택자의 거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기업의 이익이 최우선은 될 수 없다"며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초등학교 동창들과 직원들에게 기부하는 금액으로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하자보수 선행과 좋은 자재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통해 입주민들의 입장에서 기업윤리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공공건설임대주택 이 아파트는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10년간 임대가 진행된다. 임대 기간의 절반이 지나면, 임차인과 임대사업자가 합의할 경우 분양 전환이 가능하며 임대주택법에 따라 2년 후 임대 기간 10년이 도래하면 분양가 책정에 지자체가 승인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