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뷰티, K드라마, K푸드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D-푸드`(대구식품)을 가지고 미국시장 개척에 나섰다. 대구시는 내년도 대구식품 대미(對美) 수출 목표액을 1억 달러로 책정하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K문화를 이끄는 것은 K팝이고, K팝의 원조는 ‘한류’, 한류는 한국의 아이돌 댄스 그룹 ‘H.O.T’로부터 시작됐다. ‘H.O.T’ 음반이 1990년대 후반 중화권에 수출, 중화권의 청소년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신조어가 ‘한류’다.이를 이어 나타난 것이 ‘한식세계화 사업’(2009년)인데, 이는 어찌 보면 지금의 K푸드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 중 하나였던 한식세계화 사업은 세계 한식당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내 한식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아 비빔밥·전통주·떡볶이를 한식 주력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으나 성과는 없었다. 세계인의 입맛이 정부가 공무원을 동원, 주도한다고 바뀔 성질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는 K팝, K뷰티, K드라마에 이어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항공기 기내식에 라면과 함께 비빔밥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라면은 동남아, 몽골, 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푸드 가운데 길거리 음식인 호떡도 국내를 찾은 외국인들이 필수 시식 음식으로 추가됐다.미국 내 한국식 기사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완전 국내 기사식당과 동일한 매뉴들로 음식이 차려지지만 건강식이라며 미국인들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구미에서 생산된 냉동김밥의 인기도 마찮가지다. 생산 물량이 부족해 공장 증설이 추진될 정도다. 이러한 K푸드 열풍은 기나긴 시간 이슬에 옷이 젖듯 서서히 좋아진 한국 문화(친절·청결·질서·정직)에 이어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홍 시장과 대구시는 이러한 세계시민들의 반응을 호기로 받아들여 미국 LA에서 수출상담회를 개최, 대구식품의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26~29일까지 미국 LA에서 개최된 제51회 LA 한인축제에 참가해 대구식품과 대구 대표 축제인 치맥축제를 홍보하고 지난 1일에는 미주 지역 바이어 30개 사가 참가한 수출 상담회도 개최해 대구 식품의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대구시가 해외 한민족 최대 축제인 LA 한인축제에 참가한 것은 수출을 통한 대구 식품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식품시장에 직접 대구 식품을 선보이고,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다.미국 진출을 열망하는 대구 소재 16개 식품업체가 만든 컵떡볶이, 한과, 잡채 중 한과는 축제 첫날 1400만원 어치 완판, 주위를 놀라게 했고 나머지 15개 업체들도 48종의 제품을 모두 판매해 총 3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함께 대구 대표 축제인 치맥축제도 함께 홍보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치맥축제는 지난 5월 상하이 코리아 트래블 페스타에 참가해 축제를 홍보한데 이어 이번 LA 한인축제에서도 시식 행사 등으로 축제를 홍보, 미국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치맥의 세계화를 대구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이번 성과를 통해 대구시의 수출액 규모 2위인 미국 시장에서 대구식품(D-푸드)의 수출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과감한 지원정책 추진으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임을 밝혔다.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K문화 열풍은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지닌 K원전의 수출 확대, 최고의 가성비와 정확한 납기일을 지키는 K방산산업 등도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가가 된다는 어떤 예언가의 말이 한때 허망하게만 들렸지만 K문화·K산업·K서비스업이 세계로 진출되는 것을 볼 때 결코 허망된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된다.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그 중심에 대구·경북이 자리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