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말의 전형적인 모델이 도내에선 칠곡 할매들로 구성된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일 것 같다. 지역성이 겹겹이 묻어나는 원숙한 할매들의 삶에 창의성이 가미되니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구석떼기 ‘로컬 브랜드’가 어느새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브랜드’로 변화한 것이다. 수니와칠공주는 지난해 8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할머니들이 모여 결성한 8인조 그룹으로 주요 외신까지 주목하면서 대기업 광고와 정책홍보에도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오는 4일 평균연령 85세인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는 문체부 주최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24 한글 주간 개막식’에서 손자뻘 비보이 그룹과 함께 무대에 선다.이날 수니와칠공주는 단독 공연과 함께 프랑스 비보이 대회 우승팀이자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을 수놓았던 엠비크루와 합동 공연도 펼친다. 한글 주간 개막식은 공식 행사와 함께 한글 창제, 혼동, 의지, 희망을 주제로 문화 공연이 이어지며 수니와칠공주는 희망을 주제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칠곡 할매들이 언론의 타기 시작한 것은 여든이 넘은 늦깎이 학생 할매들이 한글을 배우는 기쁨과 과정을 소개하면서 부터다. 이들 할매들은 시화전을 통해 마음속 이야기를 쏟아냈고, 이 진솔한 이야기들이 유명세를 타며 ‘칠곡할매글꼴’까지 제작하기에 이른다. 수니와칠공주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아쉬움과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아픔을 노래한 ‘환장하지’와 ‘나는 지금 학생이야’를 노래하게 된다.전 국민이 지켜보는 광화문광장의 공연을 위해 칠곡할매들은 매일같이 경로당에 모여 가사를 외우고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칠곡할매들의 활동이 모든 어르신들에게 자부심과 긍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도전정신을 일깨워 건강한 공동체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