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 융합대학원 김기현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중빈 · 김성한 박사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안과 윤창호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의 눈 결막에 있는 술잔세포(conjunctival goblet cell, 이하 CGC)를 신속하게 검사하는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안구 건조증을 포함한 안구 표면 질환의 정밀 검사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생물 · 의학 ·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의 피로와 안구 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구 건조증은 다원성 질환이어서 맞춤형 치료가 요구되는데 검사의 주요 바이오마커가 바로 CGC다. 술잔과 비슷하게 생긴 이 세포는 안구 표면에 점액을 분비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눈의 수분을 유지한다. CGC 검사는 안구 건조증과 쇼그렌병 등 자가 면역 질환들의 중증도를 알려준다. 그런데, 기존 CGC 검사 기술인 압흔 검사법1)과 공초점 현미경 검사법2)은 검사 시간이 길고 검사가 불편해 CGC 정보는 진단에 사용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OSTECH 김기현 교수팀은 지난 6년간 비접촉식 고속 CGC 촬영 기술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해 왔다. 그러나 사람 대한 검사는 약 10초 이내에 대면적 촬영을 완료해야 해서 여전히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안구는 둥근 형태로 검사 중에 환자가 눈을 움직이거나 불안정할 경우 초점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 안구의 넓은 표면을 촬영할 때도 초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실시간 표면 탐지 및 추적 기술을 고 초점심도 현미경에 결합했다. 이 기술은 안구 표면을 2차원 시트 빔으로 비스듬하게 조명하고,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조명 시트 면을 따라 검출한다. 안구 위치가 변하더라도 표면 반사 빛을 세기 감소 없이 검출할 수 있었고 표면을 신속 정확하게 탐지하면서 대면적 영상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사용하여 정상인의 안구 표면(5X2mm)을 촬영했다. 10장으로 구성된 영상을 10초 이내에 획득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계 학습 알고리즘으로 CGC 밀도 분석에도 성공했다. 사람의 안구 표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촬영하는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POSTECH 김기현 교수는 “연구팀의 CGC 기술은 2024년 상반기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이를 활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안구 표면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