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핵심 의제에 대해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일단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할 것 같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시작이 반인만큼 앞으로 민생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계속 만남의 자리를 이어가야 한다. 민생 공통 공약을 협의할 기구를 운영하는 등 정치를 복원하자는 것에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11년 만의 여야 대표회담 성과로 내세우기엔 어딘가 모르게 좀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여야 대표가 모처럼 직접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후속 협의를 통해 주요 민생문제를 풀어주기 바란다.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양측은 금투세 폐지, 채해병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 등 핵심 의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주장한 반면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을 포함한 종합적인 주식시장 개혁안 검토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 때만 해도 "금투세를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조차 합의문에는 담기지 못했다. 채해병특검법은 이 대표가 `제3자 추천`을 주장한 한 대표 측 입장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한 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시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 법안도 이 대표가 `선별 지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진전된 합의는 없었다. 다만 양측은 공통 민생공약 처리를 위한 협의기구 운용에 합의해 대화의 불씨를 남겼다.지난 21대 국회가 정쟁으로 4년을 허비하고, 22대 국회 들어서도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반복되는 등 한국 정치는 기능 면에서 민주화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무너진 상태다. 정치가 민생을 외면하는 동안 자영업자들은 줄폐업에 내몰리고,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론적이나마 여야 대표들이 정치 복원에 합의한 것은 다행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의료대란과 관련해 두 대표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만큼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후속 협의를 이어가야 한다. 금투세도 양당이 타협할 여지가 충분하다. 서로 정치적 셈법을 따지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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