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 포항스틸러스가 3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 울산HD와의 경기에서 4대5로 패하며 리그 5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한 번씩 승리를 주고받은 동해안 더비에서 이 두 팀은 만나면 항상 전쟁 같은 대결을 펼쳐왔다. 동해안 더비는 두 팀의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k리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클래식 지역 더비이다. 적극적으로 상대의 라인을 방해하면서 다가오는 울산. 전반 3분 울산 고승범 선수가 포항 한찬희와 부딪혀 넘어지며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를 이어받은 울산 아라비제가 기막힌 왼발 프리킥으로 골을 넣어버렸다. 이로써 전반 5분 1대0으로 울산이 앞서나갔다.한 골을 얻어맞은 포항, 아직 충분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2021년 이후 3년 만에 리그 4연패를 기록한 포항을 박태하 감독이 다독인다.
전반 9분 포항의 발 빠른 선수 정재희, 백성동이 호흡을 맞춰 집요하게 울산의 우측을 공략했다. 정재희의 기습적인 측면 돌파 이후 뛰어오던 홍윤상에게 컷백이 완벽하게 이어지며 1대1 동점을 만들어냈다.경기의 템포를 약간씩 조절하며 다가오는 울산. 현재까지는 양 팀 서로가 라인의 간격을 유지하며 싸우고 있다. 전반 36분 저돌적으로 달려오던 울산 강현무가 수비라인을 걸치며 침투하던 명품 왼발 아라비제에게 패스해 그대로 마무리 슛을 날렸다. 오늘 경기에서만 연달아 두 골을 기록한 리그 첫 선발 선수 아라비제 덕분에 울산이 2대1로 다시 포항을 앞서나갔다.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으나 울산의 강한 압박에 빌드업 위기를 느낀 포항은 그대로 전반전 경기를 마무리했다.181번째 동해안 더비 전반 분석으로는 볼 점유율 포항 42%, 울산 58%, 슈팅 포항 4, 울산 7, 유효슈팅 포항 4, 울산 5, 코너킥 포항 2, 울산 2, 오프사이드 포항 0, 울산 1, 파울 포항 4, 울산 3, 경고 포항 0, 울산 1, 퇴장은 아무도 없었다.후반전 경기 시작과 함께 양 팀 선수교체가 이어졌다. 울산은 강현구가 나가고 아타루가 들어갔고 근육통을 호소하던 아라비제가 빠지고 엄원상이 들어갔다. 포항은 한찬희가 빠지고 김종우가 들어갔다. 김판곤 감독과 박태하 감독 모두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후반 6분 울산 야고와 포항 전민광이 얽히면서 포항 쪽 반칙이 선언됐고 야고는 파울을 얻어내 울산 정우영 선수가 포항의 골문을 노렸으나 실패했다.후반 12분 울산 아타로가 땅볼을 깔며 고승범에게 패스해 이를 야고에게 크로스했고 가볍게 터치한 야고의 골이 터졌다. 이로써 울산은 포항의 심장부에 비수를 박으며 3대1로 앞섰다. 야고는 최근 출전한 세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셈이다. 지난번 경기도 3대1로 울산이 승리했던 터라 위기를 느낀 포항의 선수교체가 이어졌고 안재준, 정재희가 빠지고 조르지, 이태석이 투입됐다.포항과 울산의 숨 막히는 후반 33분, 울산의 끝없는 압박 속 루빅손이 이번 시즌 여섯 번째 골을 터뜨리며 오늘 동해안 더비 종지부를 찍는 골이 들어갔다. 4대1, 수비와 골키퍼 쪽의 빌드업미스가 계속해서 일어나 생긴 포항의 치명타였다.후반 38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중앙부로 뛰어 들어가던 조르지가 스피드경합에서 이기며 마침내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조르지의 시즌 1호 필드골이자 포항의 희망의 불씨를 살려 넣은 슛이다.후반 42분 울산의 우측 코너킥이 이어졌고 김영권이 이를 골로 연결시켜 이번 시즌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다시금 5대 2로 울산이 우세했다. 이에 자극받은 포항은 후반 44분 어정원이 반격골을 넣어 5대3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올 시즌 후반전 추가시간에 무수히 많은 기적을 만들어낸 태하드라마로 봤을 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 팀의 팽팽한 긴장감 속 주어진 추가시간 5분, 이적해온 왼발잡이 포항 이태석이 울산 골망의 빈틈을 노려 시즌 첫 골을 만들어냄으로써 5대 4라는 역대 최고의 동해안 더비를 보여줬다.전쟁 같았던 20그라운드 181번째 동해안 더비가 결국 최종 승자 울산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마치 야구 경기를 보는듯한 역대 최다골이 터진 이번 경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안녕을 표하며 끝이 났다. 이로써 울산은 강원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