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에 대한 비판은 언론 고유의 영역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자기허물을 보지않고 언론만 탓하는 공인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도 언론만 탓하고 법적조치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공인이 있어 안타깝다. 지난 2022년 7월 1일 민선8기 권기창 안동시장이 취임했다. 권 시장은 취임일성으로 `봉산개도 우수가교`(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를 언급했다. 이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새로운 안동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시민과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권 시장의 이러한 의지는 첫 해부터 안동시의회라는 거대한 기득권의 벽에 부딪히면서 꺾였다. 민선8기 전반기 내내 시의회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시의원들의 관행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권리인 것처럼 여겼던 인사개입, 소규모 주민사업 업체 청탁 등을 없애려 했으니 시의회의 반발은 불보듯 당연해 보였다. 이에 안동시의회는 권시장의 공약사업에 대한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하면서 이를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권시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과감한 변화를 통해 잘못된 관행을 대부분 바로 잡았다. 권시장의 이러한 시정활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고집이 세다`는 것으로 치부하기도한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않는 마음`이라며 권 시장에 박수를 보냈다. 권 시장과 안동시의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해 11월, 안동시의회 정기회의 때 K모 시의원이 속한 지역구에서 뜻밖의 제보가 전해졌다. 제보의 사연은 지역구 시민이 원하는 사업을 시의원이 반대해 무산됐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이율배반적인 이중행동을 지켜볼 수 없어 제보했다는 것이다. K모 시의원은 불과 몇 달전 본인이 반대한 지역구 사업이 시행될 장소에서 협약 당사자로부터 웃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제보된 내용에는 지역구 사업을 반대한 이유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윗분께서 사업이 시행될 장소에 자재를 납품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신빙성있는 의혹도 포함돼 있었다. 또 K모 시의원의 선거를 도운 같은 정당  소속의 간부에게 지역구 수의계약 공사를 밀어줬다는 것과 그 간부에게 기부물품을 받아 자신의 지역구에 기부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제보 등 안동시 모 기관 위탁사업 선정에 심사위원 명단을 미리알고 모 신청업체에게 불리하게 심사한 위원은 압력을 행사해 배제시켰다는 것. 그러면서 증거자료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며 방법도 알려줬다. 제보자가 알려준 내용은 사실이었고 안동시청 홈페이지 계약정보시스템과 인터넷 기사검색과 취재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K모 시의원이 공인으로서 시민은 물론 언론의 감시와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과 제보내용이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K모 시의원의 대응은 상식밖이었다. 기사내용에 대한 반박이나 해명보다는 법적대응이 우선이었다. 이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한 언론에게 법적대응을 통해 재갈을 물려 비판기능을 없애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다. 공인의 각종 의혹에 대한 비판기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호를 받고있다. 이번 사안이 언론 기능에 대한 올바른 판단으로 마무리돼 공인인 K모 시의원이 개인적 이익보다는 진정한 공적영역에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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