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2030청년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감당해야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너무나 초라하다”고 토로했다. 안정적인 직업으로 평가받아온 공무원들의 월급이 일반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 적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전공노에 따르면 올해 9급 초임(1호봉)은 기본급 187만 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 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222만 2000원을 받는다. 올해 최저임금을 토대로 환산한 민간인 월급 206만 740원이나 내년 병장 월급(내일준비적립지원금 포함 205만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여기에 여느 중소기업 초임 직원들의 월급보다도 적을 수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민간과 비교한 공무원 보수 수준은 83.1%다. 상당 기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률은커녕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다. 반면 폭염과 폭우 등 각종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비상근무는 일상이다. 이런저런 행사에도 동원된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개해 정상업무를 방해하는 ‘좌표찍기’ 등 악성 민원 행패도 끊이지 않는다.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공노비냐’는 자조가 나오기도 한다.임금은 적은데 노동 강도와 스트레스는 더 받는다. 결국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재직 5년 미만 퇴직자가 2019년 6663명에서 지난해 1만 3566명으로 두 배 늘었다. 공직으로만 인재가 몰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공직에 들어온 청년들이 현실에 절망해 떠나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지원 자체도 줄고 있다. 2011년 93.3대1이었던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올해 21.8대1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공직자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으려면 제값을 내야 하듯 능력 있는 공무원을 원한다면 봉급을 인상해줘야 한다. 인사혁신처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지난달 내년도 임금을 5급 이상은 2.5%, 6급 이하는 3.3% 차등 인상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경제 상황이 어렵고 세수 부족에 시달리지만 재정당국이 적극 수용해줄 것을 권고한다. 민원인과 끊임없이 만나고, 국민 안녕을 점검하는 최일선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임금기준을 다시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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