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지역제한 폐지’조치 후 전국의 공시생들이 대구로 몰려들고 있다. 처음 적용되는 대구시 공무원 임용시험의 경쟁률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공무원이 직업 순위도에서 상위권에 있다보니 벌어지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벽을 깬 홍준표 대구시장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대구시가 최근 자치단체 인터넷 원서접수시스템을 통해 임용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13명을 뽑는데 무려 1331명이 지원했다.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이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게 근본 원인이기도 하지만 대구시가 이번 임용시험부터 거주지 제한요건을 없앤 것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은 58.5대1이었다. 특히 6명을 뽑는 행정직 7급에는 112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무려 188.2대1을 기록했다. 이중 타 지역 응시자가 379명으로 28.5%를 차지했다. 4명을 뽑는 보건 연구사의 경우 지원자 118명 중 44명(37.3%)이 타 지역 응시자였다.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거주 요건을 없앤 건 서울시에 이어 이번 대구시가 두 번째다. 그동안 대구시 공무원 임용시험 응시 자격기준은 대구에 살고 있거나 과거 3년 이상 산 적이 있어야 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였지만, 지역제한이 인재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구시는 앞으로 시 산하기관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지역제한을 완화한다고 밝혀 더 많은 외지 공시생들이 몰려들 것이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임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대구의 폐쇄성’을 거론해왔다. 대구가 인재의 문을 닫고 ‘우리끼리 하겠다(기득권 카르텔)’는 고집을 부렸기 때문에 20여 년동안 침체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홍 시장의 논리는 ‘대구가 열리려면 외부인재를 광범위하게 영입해서 능력과 성과로 조직이 운영돼야 한다’게 핵심이다. 과거 대구지역 이주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대구시민의 외부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유독 심하다’는 응답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다. 바늘구멍 통과하듯 어렵다는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대구만 지역제한을 철폐해 이 지역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다소 불만일 수 있다. 하지만 인재확보 차원에서는 문호를 활짝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구시의 과감한 시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혁신적이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