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이 뒤늦게 대구경북(TK) 행정통합에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며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달 말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동 행정통합안 도출에 이어 8월 정부 관계부처 협의 최종안 확정과 주민 의견수렴을 앞둔 마당에 터져나온 박 의장의 부정적 발언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찬물을 끼얹으며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박성만 도의장이 왜 이제와서 TK행정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이유는 뭘까.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TK행정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경북북부지역 11개 시군의장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으로 보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박성만 경북도의장은 지난 19일 영주시 장수발효 체험마을에서 열린 제12대 경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부위원장 워크숍에서 경북도 기조실장의 TK 행정통합의 추진 과정 설명에 대해 반대입장을 피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 또 홍준표 대구시장이 통합 후 경북북부 민심 달래기용 발전 계획 방안이 경북도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워크숍에서 박 의장은 경북도의 본격적인 통합 논의 전 대구시와 상호 간 발전 로드맵에 대해 서로 협의 한 적이 없었다는 말에 “기본도 안 되고 민주주의 절차와 과정은 찾아볼 수 도 없다”며 “경북도도 이제는 더 이상 대구시에 끌려다니지 말고 시도민을 설득할 수 있도록 최적의 창조적인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행정통합이 시간에 촉박하고 그만큼 간절하면 500만 시도민들에게 그 결기를 보여주고 순수성을 인정받는 일인 만큼 행정통합은 정치적 야심과 꿈을 버리고 시도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양 시도지사는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2026년 이후의 정치적인 현장에서는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등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하지만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의장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와 TK행정통합을 놓고 뒤늦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배경에 대해 또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인 영주시를 비롯 경북북부지역 11개 시군 의장협의회가 TK 행정통합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다분히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박 의장의 반대 입장에 편승해 최병준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춘우 운영위원장, 권광택 행정보건복지위원장 등 도의회 의장단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내년 7월부터 1년간 행정통합을 시범운영하겠다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경북도의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장기 표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