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7·23 당 대표 선거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지지자들끼리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가 아닌 분당대회를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특히 한동훈 후보 측과 원희룡 후보 측 간 진흙탕 싸움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이런 꼴불견 전당대회를 왜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전당대회는 4·10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이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올려 떠난 민심을 잡겠다며 시도한 것인데, 서로 물고 뜯고 난장판 전당대회를 만들고 있다. 이런 모습을 국민은 똑똑히 보고 있다. 아직 정신 못차린 것 같다. 이날 전당대회 나경원·원희룡 후보에 이어 한동훈 후보가 3번째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체육관은 갑자기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한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려 하자 원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라는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한 후보 지지자들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진 한 후보 지지자는 플라스틱 의자를 집어들어 던지려다 관계자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막장극도 이런 막장극이 없다. 여당이 총선 직후 국민에 용서를 구하고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급기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는 어제 한·원 양측 캠프에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지난 12일에도 상호 비방전을 벌인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공문을 보냈다. 원-한 두 후보는 물론 양측 지지자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은 국힘에 치명타다. 국힘이 집안싸움을 벌이는 사이 192석의 거대 야당은 입법 폭주의 속도를 높이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탄핵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힘은 아직 정신 못차리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게 뻔하다.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 뼈를 깎는 반성의 각오를 다지던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당권을 잃지 않으려는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받는 원 후보 측과 한 후보 측의 자중이 요구된다. 1987년 이후 여야 불문하고 당내 행사에서 난투극에 가까운 ‘어처구니 없는 싸움’을 벌인 적은 거의 없었다. 국힘은 지금부터라도 서로 헐뜯고 비난하기보다는 정책과 비전을 놓고 대결해야 한다. 국힘을 지지하는 민심은 그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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