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필국기자]한 장의 티켓으로 세 편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단편 오페라 모음집 ‘일 트리티코 Il trittico’를 오페라 콘체르탄테로 무대에 올린다. 교회에서 제단에 올리는 세 폭짜리 그림을 일컫는 ‘트립틱 Triptych, 삼면화(三面畵)’이라는 단어를 이탈리아식으로 표기한 단어 ‘일 트리티코’는 푸치니가 위대한 시인 단테의 시편 ‘신곡’ 중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단막 오페라 모음집으로, 죽음에 관한 다양하고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특히 ‘천국’편에 해당하는 ‘잔니 스키키’는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등 유명한 아리아와 재미있는 스토리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단막 오페라이지만 ‘외투’와 ‘수녀 안젤리카’의 경우에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는 점, 또한 세 편을 한꺼번에 공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며, 일반 관객들에게도 한 장의 티켓으로 세 편의 다양한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투 Il Tabarro` : 사랑과 질투가 부른 비극화물선의 선장 미켈레는 아들을 불행한 사고로 잃고 난 후 젊은 아내 조르제타와 점점 소원해져간다. 정착하지 못하는 생활에 질려버린 조르제타는 남편 몰래 화물선의 짐꾼 루이지와 외도를 하고, 아내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슬퍼하던 미켈레는 아내의 외도를 어렴풋이 의심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밤, 미켈레가 피운 담뱃불을 조르제타의 신호로 오해한 루이지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분노한 미켈레는 그를 살해한다. 커다란 외투로 시체를 덮어둔 미켈레는 루이지를 만나기 위해 나온 아내에게 그의 시체를 보여주고, 조르제타의 끔찍한 비명이 울리며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수녀 안젤리카 Suor Angelica` :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망7년 전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죄를 회개하기 위해 피렌체의 한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안젤리카 수녀는 자신이 낳은 아이를 한 번도 안아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아이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간다. 어느 날 안젤리카의 숙모인 공작부인이 그녀를 찾아오고, 아이가 병으로 2년 전 죽었다며 차갑게 말한다. 모든 희망을 잃고 후회와 절망에 빠진 안젤리카는 결국 어두운 저녁, 동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독초로 만든 약을 마신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죄로 신에게 용서를 빌며 죽어가는 그녀의 눈앞에 찬란한 빛을 등지고 아이를 감싸든 성모가 환상처럼 나타난다.`잔니 스키키 Gianni Schichi` : 푸치니 최고의 희극오페라피렌체의 부호인 부오조 도나티가 세상을 떠나자, 욕심 많은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재산분할에 관한 유언장을 찾아 소란을 피운다. 그러나 유언장에는 그가 모든 재산을 수도원에 기증한다는 내용만이 담겨있었고, 친척들은 명석한 잔니 스키키에게 해결책을 물어보기로 한다. 잔니 스키키는 자신이 도나티인 척, 그의 침대 밑으로 들어가 유언장을 새로 불러주겠다며 공증인을 부른다. 그러나 유산을 분배해주던 잔니 스키키는 모두가 노리는 대저택을 ‘잔니 스키키에게 물려준다’며 친척들과 가족들을 내쫓아버린다. 눈 뜨고 저택을 도둑맞아버린 가족들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음을 깨닫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의 연주로 공연될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일 트리티코’는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배치되어 보다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오페라 콘체르탄테’형식으로 진행된다. 갈라콘서트와 달리 서곡부터 마지막까지 오페라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무대 세트가 설치되지 않는 대신 오케스트라 피트 높이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장치로 분위기를 살리고, 공연 의상과 대도구, 그리고 소품들로 오페라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내 관객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한 이동신이 지휘를,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 유철우가 연출하는 이번 공연은 주․조역에서 단역까지 총 30여명 이상의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가장 먼저 소원해진 부부와 불륜으로 인한 그들의 비극을 그린 `외투`는 바리톤 박정환과 소프라노 배진형, 테너 차경훈 등이,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절망을 그린 `수녀 안젤리카`는 소프라노 김상은과 메조소프라노 이수미, 구은정을 비롯한 여성 성악가들이, 마지막으로 푸치니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희극오페라로 여겨지는 `잔니 스키키`는 바리톤 박찬일과 소프라노 곽보라, 테너 노성훈, 메조소프라노 손정아 등 세 작품 모두 오페라를 비롯한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성악가들이 총출동했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오페라를 사랑하는 대구시민에 대한 선물로 특별히 기획한 프로덕션”이라며, “푸치니의 단막 오페라 세 편을 하루에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일 트리티코` 입장권은 3만원과 2만원으로, 인터파크 콜센터(1661-5946),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 홈페이지(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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