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문명 도시 이야기를 풀이하고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의 문화적 상상력을 볼 수 있도록 기획한 <포항-울릉 110년의 바닷길 : 治帆東向(돛을 달고 동으로)> 전시가 7. 20.(토) ~ 8. 11.(일)까지 25일간 구.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다.   ▷ 전시목적 및 방향포항문화재단 주최/주관, 포항시, 울릉군, 독도박물관, 대아그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문화유산국민신탁 등에서 협력하는 본 전시는 해양문화(포항-울릉)관련 연구․아카이브, 썬플라워호 퇴행식, 도시 네트워킹, 공연 및 퍼포먼스, 옛 역사 사진 50여점 및 영상 전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전시는 바다와 밀접하게 연결된 자연환경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포항-울릉의 해양 교역 및 문화적 교류로 서로 영향을 받게 된 삶에 대한 재조명과 해양문화와 해양유산으로 연결된 포항, 울릉도, 영덕, 울진, 경주 등 경북 5개 시군과의 역사적·공간적 유대와 해양문화 가치를 부각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포항과 울릉을 연결 짓는 바다문화를 소개하고 이와 관계있는 인물과 단체, 직업군이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관람과 체험이 융합된 전시형태로 구성되어 ‘바다’로 연결된 포항과 울릉도의 여객선 이야기를 통해 추억과 향수 유발, 포항을 중심으로 한 바다의 역사와 물 기반 문명 도시이야기, 해양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구어낸 역사상 이해를 도와준다. 더하여, 바다를 매개로한 시군과 연관 단체 간 교류를 재조명해 지역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이를 통해 포항과 울릉도의 주민들이 해양과 깊이 연관된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로와 어업, 해양 문화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발전 과정을 소개하고 이를 문화적으로 상호작용 하고있는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섹션 구성 돛을 달고 바다로 治帆海向치범해향 ‘탐진어가(耽津漁歌)’는 탐진촌요(耽津村謠), 탐진농가(耽津農歌)와 함께 3부작을 이루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한시로, 이 시는 정약용이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에 연루되어 전남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쓴 작품이다. ‘탐진어가’에는 탐진 어민들의 삶의 모습을 잘 포착하여 사실적인 필치로 그려 내었으며, 흥겨운 출항 분위기와 만선에의 기대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한자에 향토어를 사용함으로써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총 10장의 한시 중 제8장의 마지막 구절 “治帆東向鬱陵行(치범동향울릉행) 돛을 달고 동으로 울릉도로 간다네.”에서 인용했다.   동해 구백리 뱃길_포항-울릉도 바닷길 110년 역사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 海天秋帆해천추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세계일주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6개월 2일, 총 204일간 11개국을 망라한 대장정을 담고 있는 기행문이 민영환의 『해천추범海天秋帆』이다. ‘해천추범’이란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라는 뜻으로, 조선 근대화라는 과제를 안고 선진문물을 면밀하게 고찰하고 이를 조선에 적용하기 위해 부심했던 민영환이 남긴 기행문의 제목이다.동해 쪽빛 바람에 머리 곱게 씻기우고 于陵武陵우릉무릉 고려시대의 기록에는 울릉도가 우릉(도)·무릉(도)으로, 독도가 우산으로 나타나 있다. 『고려사』 「지리지」(1451년)에는 우산(독도)과 무릉(울릉)이 다른 섬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청마 유치환의 <鬱陵島>의 싯구절 ‘창망(滄茫)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리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에서 따왔다. 포항-울릉 변천사 110년의 기록물칭칭 사람칭칭 물이 높은 곳에서 흘러내릴 때 층층으로 물이 떨어지는 까닭에 이곳을 “물칭칭”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1917년의 「조선지형도」에는 수층동(水層洞)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이는 일제강점기에 새로 만들어진 지명이다. 지금은 “수층”이라고 한다. 울릉읍 도동 선착장 부근의 소공원에서 천부행 버스를 타고 사동·통구미·남양리를 지나면 남서리에 도착한다. 굴바우에서 학포 쪽 바닷가를 따라 조금 나가면 그 곳이 물칭칭이다. 그곳의 지명과 억척같이 삶의 일구었던 울릉도민의 삶의 표현하였다.   ▷ 포항-울릉 110년의 교류사두 개의 바람, 두 개의 해류가 이어준 교감의 역사동해안에 접해 있는 포항은 늘 경계에 서 있었으며, 그 경계적 특성에 맞게 역사 속에서 다양한 변화와 변천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한반도 내륙의 깊숙한 각지에서부터 시작하여 망망대해로 나아가는 초입, 육지의 끝이었으며 바다로 향하는 시작점이었다. 반대로 망망대해와 이어진 또 다른 곳, 이국의 내륙 깊숙한 각지에서 시작하여 동해를 건너 온 초입, 바다의 끝이었고, 한반도로 향하는 육지의 시작점에 위치하고 있었다.시작점과 끝지점. 이곳에 각지에서 실려 온 물자와 소식이 사람과 함께 모였다가 각자의 목적지로 흘러 갔으며, 일부는 이곳에 남아 오늘의 포항을 만들었다. 덩달아 바람과 해류에 실려 온 것들까지 이동하거나 머무르거나, 뒤섞 여가면서 그들의 역사를 만들었다.바다는 육지와는 결이 다르게 풍요로웠고, 신비로웠으며, 때로는 사나웠다. 누군가에게는 터전이었고, 도전이었으며, 희망과 기대, 상상의 ‘그 어디쯤’이었다. 바람과 해류가 전달해 준 것으로 ‘그 어디쯤’은 한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으며, 누군가는 그 상상 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지평과 수평을 넓혀 갔으며, 역사 속에서, 사건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었다.출발지와 목적지 사이, 동해의 중간에 상상의 발현, 떠도는 소문의 진상처럼 울릉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 국토의 막내, 환동해의 배꼽 독도가 있었다. 고단한 여정의 중간지점에서 피곤을 녹이고, 물자의 일부를 풀고, 소식을 전달하고 다음 여정의 채비를 하는 곳. 바다의 사나움을 피해 긴급히 잰걸음을 재촉해서 다다르는 곳, 피항처이며, 기착지이며, 피정처이기도 한 울릉도가 있었다. 역사 속에서 누구는 그곳에서 목적지를 수정해 돌아가거나, 그곳에 머무르며 오늘의 울릉도가 되었다.아득한 기원부터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음은 뜨문뜨문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 기록되지 않은 넓은 빈 공간에 무수히 많은 왕래가 있었으며, 개개인의 내력이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 두 개의 바람과 두 개의 해류가 존재했었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것을 110여년의 바람장미(Wind Rose)와 동해 해류도가 증명하고 있다.바람장미와 해류를 따라 흐르고 흘러 이어갔을 교류의 역사 중에서 1912년부터 110여년간 영상과 사진으로 남은 포항-울릉간 교류의 기억을 소환하였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두 곳의 교류의 역사 속에서 함께 공유하고 있었던 서로의 기억과 감정을 담고자 했다. 휘어지고 뒤섞이며 흘러가는 바람과 해류처럼 이어진 시간 속에서 교류의 중요한 수단이었으며, 바닷길을 출렁이며 내달렸을 여객선의 역사를 짚었으며, 그 시간 동안 빠르게 변모해 갔을 울릉도와 포항의 추억을 소환하였다.장소가, 사람이, 물건이, 사건이 되었을 이야기들이 이곳의 사진과 영상 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잊고 있었던 기억을 소환하거나, 모르고 있었던 사실과 이야기가 교류하는 곳. 지난 110여년의 교류가 다시 100여년의 아름다운 교류로 이어지는 바람과 해류가 뒤섞이는 곳에 포항과 울릉도의 사람이 ‘기억과 추억’을 통해 뒤섞이는 전시장이다. 구.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이 또 다른 교류의 장이되는 순간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전화] 070-7198-8884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